• 최종편집 2024-12-13(금)
 

知足者는 貧賤亦樂이오 不知足者는 富貴亦憂니라.

 지족자는 빈천역락이오 부지족자는 부귀역우니라.

 만족함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하여도 역시 즐거운 것이요. 만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富: 부자)하고 귀하여도 역시 근심하느니라.

不知足者(부지족자):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 

賤(천할 천) 賤民(천민) 貧賤(빈천) 卑賤(비천) 貴賤(귀천) 樂(즐거울 락) 憂(근심 우) 

貧(가난 빈): 分(나눌 분)음+貝(조개)뜻=貧 돈을 나누어 가지므로 가난해진다는 뜻 


⊙ 景行錄에 云 知足可樂이오 務貪則憂이니라. 

  (경행록에 운 지족가락이오 무탐즉우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만족함을 알면 가히 즐겁고 탐하는 데 힘쓰면 곧 근심이니라. 

錄(기록할 록) 憂(근심 우) 

務(힘쓸 무) 務實力行(무실역행) 勤務(근무) 責務(책무) 勞務(노무) 

貪(탐할 탐): 今+貝(회의문자) 지금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 또 탐한다.


⊙ 濫想은 徒傷神이오 妄動은 反致禍니라. 

  (남상은 도상신이오 망동은 반치화니라.) 

 넘치는 생각은 한갓(쓸데없이) 정신을 상하고 망령된 행동은 도리어 재화가 이르지 아니하느니라. 

濫(넘칠 람) 禍(재화 화) 妄(망령될 망) 

濫想(남상): 분수에 넘치는 생각. 외람된 생각 


⊙ 知足常足이면 終身不辱하고 知止常止면 終身無恥이니라. 

  (지족상족이면 종신불욕하고 지지상지면 종신무치이니라.) 

 만족함을 알고 항상 만족하면 몸을 마치도록 욕되지 아니하고, 그칠 줄 

알고 항상 그치면 몸을 마치도록 부끄러움이 없느니라. 

終(마칠 종, 끝 종) 辱(욕될 욕) 常(항상 상) 恥(부끄러울 치) 知止(지지): 그칠 때를 안다. 곧 허물을 알면 그만 둘 줄을 안다. 


⊙ 書에 曰 滿招損하고 謙受益이니라. 

  (서에 왈 만초손하고 겸수익이니라.) 

서경에 가로되 가득하면 손해를 부르고 겸손하면 이익을 받느니라. 

滿(가득할 만) 滿面(만면) 滿場(만장) 

招(부를 초) 招待(초대) 招聘(초빙) 招請(초청) 

損(덜 손) 損益(손익) 損傷(손상) 毁損(훼손) 損害(손해) 謙(겸손 겸) 謙遜(겸손) 謙讓(겸양) 益(더할 익) 


⊙ 安分吟에 曰 安分身無辱이오 知幾心自閑이니 

   雖居人世上이나 却是出人間이니라.

  (안분음에 왈 안분신무욕이오 지기심자한이니 

   수거인세상이나 각시출인간이니라.) 

 안분음에 이르기를 분수를 알면 욕됨이 없고 기미(낌새)를 알면 마음이 저절로 한가해지니 비록 인간 세상에 살고 있으나 도리어 이것은 인간 세상을 나온 것이니라. 

却是出人間(각시출인간)이니라: 신선의 세계라는 뜻 

吟(읊을 음) 吟風弄月(음풍농월) 吟遊詩人(음유시인) 

辱(욕될 욕) 雖(비록 수) 幾(몇 기, 거의기) 幾何級數(기하급수) 安分(안분):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킴 


⊙ 子 曰 不在其位 不謨其政 

  (자 왈 부재기위 불모기정) 

공자께서 가라사대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 정사를 도모하지 말아야 한다. 


⊙ 안분편 관련 이야기

<이양생 이야기>

 조선 세조 때 계성군 이양생은 신을 삼는 직업을 가졌던 미천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시애의 반란을 진압하는 토벌군으로 뽑혀가서 큰 공을 세움으로써, 높은 벼슬에 올랐으나 글을 몰랐다. 어느 날 신을 삼아서 팔던 장터를 지나다가 어릴 때의 친구를 만났다. 지위가 높아졌다고 거만을 떨지 않고, 말에서 뛰어내려 반갑게 그를 얼싸안으며 허물없이 대하였다. 또, 그의 아내는 종의 출신으로 용모가 추할뿐더러, 나이가 많아서 슬하에 자식을 두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대는 나라에 공을 세워 높은 벼슬을 얻기도 했으니, 후손을 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다시 좋은 집안의 딸을 배필로 맞아 자식을 낳도록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네.”라며 기회 있을 때마다 권했다. 그러나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딱 잘라 말했다.

 “내 아내와는 젊었을 때부터 고생했습니다. 벼슬을 얻었다고 어찌 버릴 수 있단 말이오. 더구나 원래 미천한 신분이었는데, 양가 딸을 아내로 맞아들이는 것이 타당한 일이겠소. 나에게 배다른 형이 계신 데, 그 형의 아들을 양자로 삼아 대를 잇게 하면, 그것이 바로 우리 종가를 훌륭하게 하는 일이 되지 않겠소.”

  이러한 이양생의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옷깃을 여미고 그를 대하였다.


<강아지털옷>

 어느 추운 겨울날 선조는 외증조할아버지인 안탄대에게 담비 옷을 선물하기로 하였다. 선조 임금은 신하를 시켜 담비 옷을 안탄대에게 보냈다.

 신하가 안탄대에게 예를 갖추고 담비 옷을 내미니

 “저와 같이 천한 사람이 담비 옷을 입는 것은 분수를 모르는 짓입니다. 신분을 잊고 방자하다면 죄를 짓는 일이 됩니다. 물론 임금께서 내리시는 옷을 받지 않는 것도 죄를 범하는 일이지요. 이왕 죄를 지을 바에는 분수를 지키고 죽겠습니다.”

 신하는 돌아와 안탄대의 뜻을 임금께 아뢰었다. 외증조를 돌보려다가 도리어 번거롭게 한 임금은 크게 걱정하였다. 그러자 재치 있는 신하는 나서서 말했다.

 “안탄대는 늙어서 눈이 매우 어둡습니다. 담비 옷을 내리되 강아지털옷이라고 속여 말하면 받을 것입니다.”

 신하의 의견을 듣고 선조 임금은 담비 옷을 다시 보내며 부탁하였다.

 “이번에는 강아지털옷이라고 말하고 꼭 전해 주고 오시오.”

 임금의 부탁을 들은 신하는 다시 안탄대를 찾아가 담비 옷을 내놓으며 임금이 시키는 대로 말했다. 과연 안탄대는 강아지털옷을 받아들였다.

 그것이 실상 담비 옷인 줄을 모르는 안탄대는 임금의 정을 가슴 깊이 새겼다.

 안탄대는 매우 가난하게 살았지만, 분수에 맞게 생활하였다. 그의 딸이 대궐에 들어가 중종의 후궁 창빈이 되었어도 생활을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몸가짐을 조심하면서 나이 90이 넘도록 이렇듯 분수를 지키며 살았기에, 많은 사람으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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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孝行篇(효행편): 효를 실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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