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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랑과 추억을 담아내는 수필작가를 대덕구에서 만나다.
우연히 지난달 직장 동료의 책장에 꽂힌‘새참’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았다. 지나치려다 다시 멈춰서 책을 뽑아 들었는데 표지도 예뻐 동료에게 양해를 구해 책을 빌렸다. '새참'이란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사이에 먹는 음식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지금은 기계화가 되었지만, 옛날 농부들은 온전히 힘으로 농사일을 했다. 세 끼의 식사 사이에 먹어 사이참이라 했으며 새참은 사이참의 준말이다. 지금은 흔히 사용하지 않는 이 단어가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이 날 나의 맛있는 새참이 되었다. 글을 읽는 내내 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내 삶과 가족들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가족의 달 5월을 맞이하여 가족의 이야기를 수필로 쓰는 김정자 작가를 만났다. 김정자 작가는 지난 3월 대덕구 와동으로 이사를 왔다. 힘든 시간을 견디고 어렵게 갖는 집이라서 나에겐 집이 주는 힘이 참 크다며 웃는 김정자 작가에게서 큰언니 같은 따뜻함을 느꼈다. 김정자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작은 제비꽃만 봐도 맘으로 글을 쓰던 감성적인 소녀였다. 그 글이 문예부에서 대상을 탔고 담임 선생님은 커서 글을 쓰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았다고 한다.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이었지만 자식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신 어머니 덕분에 밝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었다. 일을 하면서 고등학교를 야학으로 다닐 만큼 배움에 대한 열정이 컸고 그 열정은 60대에 책을 낼 수 있는 작가의 길을 걷게 했다. 살아왔던 이야기를 말로 하자니 누가 내 얘기를 다 들어줄까 하는 맘으로 김정자 작가는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 그 곱고 따스한 글들을 모아 환갑이 되던 해에 ‘그랬구나’라는 책을 냈다. 가족과 부모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진솔한 내용과 섬세하고 꾸미지 않은 수필체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가족에 대해 김정자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살다보면 나의 인생도 비바람에 흔들리고 파도에 쓰러지기도 하고 수없이 많은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오가기도 한다. 하지만 검은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다면 나의 삶도 파도를 넘는다. 가족이란 우울한 날을 맑은 날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가족의 웃음만이 가지고 있는 사랑의 힘이다.” 김정자 작가는 지금도 꾸준히 수필을 쓰고 있으며 옥천신문과 향수신문에도 글을 연재하고 있다. 앞으로도 김정자 작가의 손끝에서 대덕구에서의 삶이 아름다운 한편의 책으로 엮어져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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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책의 제목과 표지를 처음 봤을 때 호랑이 그림에 바로 우리나라 전래동화가 떠오른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어릴적 듣던 옛날이야기들이 머릿속에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옛날 옛날에 호랑이가 살았어......” 할머니는 릴리에게 옛이야기를 자주 들려 주셨다. 릴리 가족은 아픈 할머니를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릴리는 차를 막아서는 마법호랑이를 보게 되는데, 마법 호랑이는 릴리의 눈에만 보이고 릴리는 호랑이와의 대결을 시작하게 된다. 할머니에게 빼앗긴 무언가를 찾으러 왔다는 호랑이! 호랑이는 그 것을 찾게 해주면 할머니 병을 낫게 해준다고 릴리와 거래를 한다. 호랑이가 찾는 그것은 바로 할머니의 단지 안에 숨겨진 옛이야기들이었다. 할머니는 한국에서의 힘들었던 옛이야기들은 하나도 들려주지 않았다. 갇혀 있는 옛이야기는 호랑이의 이야기가 아닌 한국인으로 살아 온 미국에서의 할머니와 릴리의 삶의 갇히고 참아내야 했던 이야기였다. 그것을 깨고 나오는 과정에서 호랑이는 릴리에게 인도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릴리의 할머니는 한국인이었고 한국에서 엄마와 둘이 살았다. 릴리의 증조할머니가 미국으로 갔다는 사실을 알고 무작정 엄마를 찾겠다고 미국으로 왔지만 안타깝게도 엄마는 찾지 못했다. 할머니는 릴리와 언니에게 늘 유쾌하고 지혜로운 분 이셨다. 그러나 마법 호랑이가 릴리에게 보이던 날부터 치매에 걸려 할머니께서 점점 기억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릴리는 무엇을 쫓는 것일까? 할머니를 쫓아가는 호랑이를 쫓으려 하는 것일까? 아니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것일까? 릴리는 책에서 자신을 4분의 1만 한국인이라고 표현한다. 이 책은 그 시대에 미국으로 갔던 한국인의 삶과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호랑이는 할머니를 쫓는 두려운 존재이고 릴리가 쫓아야 할 존재이며 릴리 자신이 깨고 나와야 할 존재이기도 하다. 릴리는 늘 너무 착하고 조용하고 참는데 익숙한 아이다. 그러던 릴리가 호랑이를 만나며 깨고 나오는 이야기는 릴리를 용감하고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친구가 릴리를 호랑이 소녀라고 표현할 때 나는 그것이 한국인을 의미하면서도 내면으로 강인한 릴리 자신을 되찾는 신호, 혹은 암호와도 같이 생각되었다. 이 책에서 테 켈러는 여러 등장인물들 을 자세히 보여준다.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와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그 안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인간관계를 형성해간다. 각자의 삶은 조금 불안정하고 부족해 보이지만 개개인이 모여 서로 격려해 주고 의지하고 돕는 과정 안에서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안에도 호랑이는 있다. 어쩌면 스스로 덫 안에 가둔 채로 힘겹게 살아가지는 않을까? 내 생각과 상황이 힘들다고 너무 참거나 숨기지 말고 조금 슬픈 이야기라도 스스로 꺼내 그 이야기를 깨고 용기를 내며 당당히 맞서 이겨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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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작가, 신작 출간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사건인 ‘대전산내학살사건’을 다룬 소설을 쓴 박현주 작가가 9월에 신간을 출간한다. 전작이 격랑의 근현대사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파이로'는 전기 중독에 빠진 현대사회에서 에너지 민주주의를 묻는 작품이다. 파이로는 그리스어로 ‘불’을 뜻하며, 사용 후 핵연료의 건식 재처리 방식 일종인 ‘파이로프로세싱(pyoprocessing)’ 기술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가상의 도시 우인시를 배경으로 핵사고를 겪는 도시민의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원자력연구원이 소재한 대전과 대전시민을 연상케 한다. 또, 우인시 탑북구 주민들의 고군분투에서 하나로 원자로 중수 누출 사고와 유성구 주민들이 지난 2013년부터 진행했던 핵연료 시설 증설 반대 운동과 원자력 안전 조례 제정 청구 운동,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반대 운동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박 작가의 전작은 대전 회덕 등을 배경으로 실제 지명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박현주 작가는 “탈핵이 인권이나 민주주의처럼 보편적 가치가 되고, 핵 문제가 기후 위기나 미세플라스틱처럼 눈앞의 환경문제로 대중들에게 널리 인식되기를 바란다”라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탈핵 강사로 유명한 김익중 교수(전 동국대 의대 교수, ‘한국 탈핵’저자)는 추천사에서 “이 소설은 실존하는 위험을 말하고 있다”며, “핵 시스템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우리가 처한 상황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고 말하였다. 당장 내년부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예고한 데다 핵발전소 밀집 증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중대 사고 가능성과 방사능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는 전기중독에 빠진 현대인의 무감각에 경종을 울리면서 시민 스스로 에너지를 선택할 권리가 있음을 일깨워 줄 것이다. 2022. 09. 모두의책 출간 (042-223-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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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여러분은 어젯밤 어떤 꿈을 꾸셨나요? 오늘은 꼭 한번 꾸고 싶은 꿈이 있나요? 꿈!이라는 단어는 참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만큼 어디에, 누구에게, 어떠한 말투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꿈은 긍정적인 의미가 되기도 하고 부정적인 의미의 문장 을 만들기도 한다. 미래나 희망의 의미로 쓰일 때의 꿈이라는 단어로 반대 의미의 문장을 만들면 “네 꿈을 응원해!” 와 “헛된 꿈 꾸지마” 라는 표현을 들수 있다. 같은 미래를 말하지만 한 문장은 기분 좋은 긍정의 말이고 한 문장은 듣기만 해도 사기가 확 꺾이는 부정적 의미가 된다. 미래의 의미가 아닌 우리가 자면서 꾸는 꿈은 어떨까? 태몽, 예지몽, 악몽 등의 단어도 있듯이 꿈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 되며 우리의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꿈에 따라서 일상에 변화가 찾아오기도 하고 다음날, 혹은 며칠 동안 기분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밤에 꾸는 꿈을 사고 팔 수 있는 백화점이 있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꿈을 사고 싶을까? 꿈같이 들리는 이 말이 이루어지는 마법 같은 백화점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페니는 달러구트라는 꿈을 판매하는 백화점의 직원이 되고 가장 바쁜 1층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여러 사람들과 동물들이 꿈을 사려고 달러구트 를 찾아 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던 성공이나 좋은 사람에 관한 꿈, 하늘을 나는 꿈 등을 사간다. 모든 꿈 값은 후불제이다. 꿈을 꾸고 난 후에 드는 감정이 바로 꿈의 값이 되기 때문에 꿈이 별로 였다면 꿈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며 꿈을 꾼 후에 기분이 좋은 감정이라면 달러구트 백화점의 고객의 감정을 모아 은행에 가서 현금으로 바꾼다. 여러가지 꿈은 꿈제작자들이 만들게 되며 사람들은 꿈을 통해 동료 직원에서 사랑하는 연인으로 바뀌기도 하고 큰 트라우마를 이겨내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이 책에서 달러구트는 세탁소에서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손님에게 이렇게 말한다. "빨래는 저렇게 푹 젖어 있다가도 금세 또 마르곤 하지요. 우리도 온갖 기분에 젖어 있을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괜찮아지곤 하지요. 손님도 잠깐 무기력한 기분에 젖어 있는 것 입니다. 물에 젖은 건 그냥 말리면 그만 아닐까요?”하며 젖어있다 마르는 빨래 처럼 보송보송했던 걸 기억하는 것이 더욱 좋은 것 같다고 말이다. 우리는 매일 마주하는 여러 상황들과 사소한 결정들로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의 미래가 되기도 한다. 종종 그 삶의 무게를 견디어내다 결국에는 힘이 빠지며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달러구트의 말을 생각하며 나를 다독이고 격려해보자. 아직 꿈은 많이 남아있고 얼마든지 좋은 꿈을 꿀 수 있다고. 나는 꿈꿀 수 있다고! 잠이 들어야만 입장이 가 능한 꿈백화점 달러구트! 꿈을 살 수 있는 신비로운 백화점의 문을 나 자신의 마음이라 생각하고 힘차게 두드려 보는 것도 멋진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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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시집 『돼지고물상 집 큰딸』
박지영시인의 시집 『돼지고물상 집 큰딸 』에 배경이 되는 주된 장소는 대전 동구 신인동에 있는 반짝 시장 주변의 원도심이다. 시적 화자의 기억에서 묵었다 살아온 날 수 만큼의 삶을 반추하는 것에 시간이 맞추어져 있다. 그 속에서도 가족사의 소규모 배경이 되는 곳이 부모님이 운영하던 돼지고물상이다. 신인동은 가난한 이웃들이 새 둥지 속처럼 삼삼오오 모여 마을을 이루고 사는 척박한 곳이었다. 박지영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때(時)에 이르러 시(詩)는 대상에 대한 집착을 내려 놓고 그대로 보이는 빈 마음에 투영된 사물에 잇닿은 마음이었다. ...(중략) 부모님과 큰딸의 소천으로 삶에 구속되지 않음을 배웠으니 흐르는 물에 떠 있으면 서도 젖지 않는 달처럼 빛을 옮기는 허공에 매임 없는 자유로움을 얻은 묵은 업장과도 상응한다”라고 말하며 스스로의 시집을 통하여 “내 삶의 언어적 가치, 이념과 판단, 재물과 명예, 심지어 살고 죽음에 있어 얽매이지 않는 채 존재의 실상에 대한 자각에 이르는 연속성을 얻은 회복된 마음과도 같다” 들려주고 있다. 또, 좋은 작품은 그 사람의 현재이면서 실재라고 보여진다. 90의 고령을 바라 보는 노스승이 아동문학가 한상수 교수는 박지영 시인을 기억을 반추하며 “1987년으로 기억한다. 맑은 눈빛 속에 무언가 강렬하게 추구하는 의지를 엿본 것이 아마도 그것이 박지영 시인의 첫 시심이 아니었나 되묻게 된다”라고 말하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중략)“결국, 이러한 발화는 오늘에 머물지 말고 웅숭깊은 내일을 향해 정직과 성실로 시를 경작하길 바랄 뿐이다” 평론가 김종회 교수는 “박지영의 시는 세월의 갈피 속에서 아프고 슬픈 삶의 흔적들을 되살리고, 이를 글의 문면으로 이끌어 낸다. 그의 시는 착한 척 하고 고상한 척 하는 허위의 너울을 모두 벗어 던졌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깊은 상처에 새살 처럼 돋아오는 감동이 있다. ‘돼지고물상 집 큰 딸’이라는 시집 의 표제도 그러하거니와 고물상·넝마주이· 장물·전과자 등이 임립(林立)한 척박한 현실 가운데 가난을 이기고 희망을 일구는 문학 본래의 힘이 잠복해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어머니의 궁벽한 가족사, 다양 다기한 주변 풍경, 따뜻한 친인(親人)들의 기억 등이 ‘날것’의 삶으로 퍼덕이는 세상살이 현장의 언어를 도출한다 가장 극한에 이른 생활 밀착의 시, 가장 강렬한 공감의 반응을 불러오는 시의 비밀이 그의 이 시집에 편만하다”라고 말하며 박지영 시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무릇 시(詩)는 시인의 참다운 도량으로 불이(不二)하고 여여평등(如如平等)하여 분별( 分別)이 없다. 시구의 고졸함과 담박함은 오직 외길인 현묘함으로 이끄는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지금 소개한 박지영 시인의 시집 『돼지고물상 집 큰딸』은 백척간두진일보시방세계현전신(百尺竿頭 進一步十方世界現全身)화두잽이가 실천적 삶으로 잘 갈무리 되어 지역 문단을 밝히고 있었다. 박재홍 시인·문학마당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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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모 여행에세이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흔한 여행책과는 조금 다릅니다. 이 책에서는 두 가지 테마가 있습니다. 풍경과 사람. 22곳의 여행지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읽다 보면 작가가 여행하며 직접 찍은 사진에 대한 감탄은 물론이고 작가의 사색이 담긴 시와 산문에 책장을 넘기다 오래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일상에 괴로워하고 지쳐있다면, 이 책은 밤의 호수처럼 조용하고 잔잔하게 나를 다독여 주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거나 권유하는 것으로 부담을 주는 일은 못하지만, 그대에게 부디 “그곳으로 가보라”는 말로 은근히 부담을 주고 싶다. … 잠시 그대 자신을 다독일 수 있는 곳으로 자꾸만 보내고 싶다.」 - 본문 중에서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감정들 중 유독 마음 속에 오래 남아있는 것이 있습니다. 대체로는 긍정적인 감정보단 부정적인 감정이 더 오래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는 둥글지만 후자의 감정은 뾰족해서 더 깊게 박혀있기 때문입니다. 화(火), 슬픔, 우울감 등이 그렇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되고, 스스로를 검열하며 탓하다가 결국 좌절감까지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삶을 지치게 하고, 내가 나를 미워하거나 외면하고 싶을 때 이러한 감정을 떨치기 위해 좋은 방법으로 여행을 떠나라고 합니다. 여행하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한 적 있나요? 「현재의 나를 잠시 두고 새로운 곳에서 만나게 되는 나를 잘 다스리는 일. 그런 나를 데 리고 와서 여행을 추억하며 살아야 할 일. 좋 은 것들을 좋은 마음으로 만났으니 좋아지는 삶. 그것이 여행의 힘.」 - 본문 중에서 여행을 떠나 새로운 나와 마주하고, 다독이다 보면 그것이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했던 지난날을 지우고 위로하는 법이라고 합니다. 여행 에세이니만큼 여행자에게 알찬 도움을 줄 여행 정보 팁도 챕터별 마무리에 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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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랑과 추억을 담아내는 수필작가를 대덕구에서 만나다.
- 우연히 지난달 직장 동료의 책장에 꽂힌‘새참’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았다. 지나치려다 다시 멈춰서 책을 뽑아 들었는데 표지도 예뻐 동료에게 양해를 구해 책을 빌렸다. '새참'이란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사이에 먹는 음식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지금은 기계화가 되었지만, 옛날 농부들은 온전히 힘으로 농사일을 했다. 세 끼의 식사 사이에 먹어 사이참이라 했으며 새참은 사이참의 준말이다. 지금은 흔히 사용하지 않는 이 단어가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이 날 나의 맛있는 새참이 되었다. 글을 읽는 내내 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내 삶과 가족들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가족의 달 5월을 맞이하여 가족의 이야기를 수필로 쓰는 김정자 작가를 만났다. 김정자 작가는 지난 3월 대덕구 와동으로 이사를 왔다. 힘든 시간을 견디고 어렵게 갖는 집이라서 나에겐 집이 주는 힘이 참 크다며 웃는 김정자 작가에게서 큰언니 같은 따뜻함을 느꼈다. 김정자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작은 제비꽃만 봐도 맘으로 글을 쓰던 감성적인 소녀였다. 그 글이 문예부에서 대상을 탔고 담임 선생님은 커서 글을 쓰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았다고 한다.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이었지만 자식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신 어머니 덕분에 밝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었다. 일을 하면서 고등학교를 야학으로 다닐 만큼 배움에 대한 열정이 컸고 그 열정은 60대에 책을 낼 수 있는 작가의 길을 걷게 했다. 살아왔던 이야기를 말로 하자니 누가 내 얘기를 다 들어줄까 하는 맘으로 김정자 작가는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 그 곱고 따스한 글들을 모아 환갑이 되던 해에 ‘그랬구나’라는 책을 냈다. 가족과 부모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진솔한 내용과 섬세하고 꾸미지 않은 수필체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가족에 대해 김정자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살다보면 나의 인생도 비바람에 흔들리고 파도에 쓰러지기도 하고 수없이 많은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오가기도 한다. 하지만 검은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다면 나의 삶도 파도를 넘는다. 가족이란 우울한 날을 맑은 날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가족의 웃음만이 가지고 있는 사랑의 힘이다.” 김정자 작가는 지금도 꾸준히 수필을 쓰고 있으며 옥천신문과 향수신문에도 글을 연재하고 있다. 앞으로도 김정자 작가의 손끝에서 대덕구에서의 삶이 아름다운 한편의 책으로 엮어져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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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랑과 추억을 담아내는 수필작가를 대덕구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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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 책의 제목과 표지를 처음 봤을 때 호랑이 그림에 바로 우리나라 전래동화가 떠오른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어릴적 듣던 옛날이야기들이 머릿속에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옛날 옛날에 호랑이가 살았어......” 할머니는 릴리에게 옛이야기를 자주 들려 주셨다. 릴리 가족은 아픈 할머니를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릴리는 차를 막아서는 마법호랑이를 보게 되는데, 마법 호랑이는 릴리의 눈에만 보이고 릴리는 호랑이와의 대결을 시작하게 된다. 할머니에게 빼앗긴 무언가를 찾으러 왔다는 호랑이! 호랑이는 그 것을 찾게 해주면 할머니 병을 낫게 해준다고 릴리와 거래를 한다. 호랑이가 찾는 그것은 바로 할머니의 단지 안에 숨겨진 옛이야기들이었다. 할머니는 한국에서의 힘들었던 옛이야기들은 하나도 들려주지 않았다. 갇혀 있는 옛이야기는 호랑이의 이야기가 아닌 한국인으로 살아 온 미국에서의 할머니와 릴리의 삶의 갇히고 참아내야 했던 이야기였다. 그것을 깨고 나오는 과정에서 호랑이는 릴리에게 인도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릴리의 할머니는 한국인이었고 한국에서 엄마와 둘이 살았다. 릴리의 증조할머니가 미국으로 갔다는 사실을 알고 무작정 엄마를 찾겠다고 미국으로 왔지만 안타깝게도 엄마는 찾지 못했다. 할머니는 릴리와 언니에게 늘 유쾌하고 지혜로운 분 이셨다. 그러나 마법 호랑이가 릴리에게 보이던 날부터 치매에 걸려 할머니께서 점점 기억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릴리는 무엇을 쫓는 것일까? 할머니를 쫓아가는 호랑이를 쫓으려 하는 것일까? 아니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것일까? 릴리는 책에서 자신을 4분의 1만 한국인이라고 표현한다. 이 책은 그 시대에 미국으로 갔던 한국인의 삶과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호랑이는 할머니를 쫓는 두려운 존재이고 릴리가 쫓아야 할 존재이며 릴리 자신이 깨고 나와야 할 존재이기도 하다. 릴리는 늘 너무 착하고 조용하고 참는데 익숙한 아이다. 그러던 릴리가 호랑이를 만나며 깨고 나오는 이야기는 릴리를 용감하고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친구가 릴리를 호랑이 소녀라고 표현할 때 나는 그것이 한국인을 의미하면서도 내면으로 강인한 릴리 자신을 되찾는 신호, 혹은 암호와도 같이 생각되었다. 이 책에서 테 켈러는 여러 등장인물들 을 자세히 보여준다.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와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그 안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인간관계를 형성해간다. 각자의 삶은 조금 불안정하고 부족해 보이지만 개개인이 모여 서로 격려해 주고 의지하고 돕는 과정 안에서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안에도 호랑이는 있다. 어쩌면 스스로 덫 안에 가둔 채로 힘겹게 살아가지는 않을까? 내 생각과 상황이 힘들다고 너무 참거나 숨기지 말고 조금 슬픈 이야기라도 스스로 꺼내 그 이야기를 깨고 용기를 내며 당당히 맞서 이겨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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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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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작가, 신작 출간
-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사건인 ‘대전산내학살사건’을 다룬 소설을 쓴 박현주 작가가 9월에 신간을 출간한다. 전작이 격랑의 근현대사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파이로'는 전기 중독에 빠진 현대사회에서 에너지 민주주의를 묻는 작품이다. 파이로는 그리스어로 ‘불’을 뜻하며, 사용 후 핵연료의 건식 재처리 방식 일종인 ‘파이로프로세싱(pyoprocessing)’ 기술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가상의 도시 우인시를 배경으로 핵사고를 겪는 도시민의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원자력연구원이 소재한 대전과 대전시민을 연상케 한다. 또, 우인시 탑북구 주민들의 고군분투에서 하나로 원자로 중수 누출 사고와 유성구 주민들이 지난 2013년부터 진행했던 핵연료 시설 증설 반대 운동과 원자력 안전 조례 제정 청구 운동,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반대 운동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박 작가의 전작은 대전 회덕 등을 배경으로 실제 지명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박현주 작가는 “탈핵이 인권이나 민주주의처럼 보편적 가치가 되고, 핵 문제가 기후 위기나 미세플라스틱처럼 눈앞의 환경문제로 대중들에게 널리 인식되기를 바란다”라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탈핵 강사로 유명한 김익중 교수(전 동국대 의대 교수, ‘한국 탈핵’저자)는 추천사에서 “이 소설은 실존하는 위험을 말하고 있다”며, “핵 시스템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우리가 처한 상황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고 말하였다. 당장 내년부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예고한 데다 핵발전소 밀집 증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중대 사고 가능성과 방사능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는 전기중독에 빠진 현대인의 무감각에 경종을 울리면서 시민 스스로 에너지를 선택할 권리가 있음을 일깨워 줄 것이다. 2022. 09. 모두의책 출간 (042-223-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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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작가, 신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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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 여러분은 어젯밤 어떤 꿈을 꾸셨나요? 오늘은 꼭 한번 꾸고 싶은 꿈이 있나요? 꿈!이라는 단어는 참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만큼 어디에, 누구에게, 어떠한 말투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꿈은 긍정적인 의미가 되기도 하고 부정적인 의미의 문장 을 만들기도 한다. 미래나 희망의 의미로 쓰일 때의 꿈이라는 단어로 반대 의미의 문장을 만들면 “네 꿈을 응원해!” 와 “헛된 꿈 꾸지마” 라는 표현을 들수 있다. 같은 미래를 말하지만 한 문장은 기분 좋은 긍정의 말이고 한 문장은 듣기만 해도 사기가 확 꺾이는 부정적 의미가 된다. 미래의 의미가 아닌 우리가 자면서 꾸는 꿈은 어떨까? 태몽, 예지몽, 악몽 등의 단어도 있듯이 꿈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 되며 우리의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꿈에 따라서 일상에 변화가 찾아오기도 하고 다음날, 혹은 며칠 동안 기분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밤에 꾸는 꿈을 사고 팔 수 있는 백화점이 있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꿈을 사고 싶을까? 꿈같이 들리는 이 말이 이루어지는 마법 같은 백화점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페니는 달러구트라는 꿈을 판매하는 백화점의 직원이 되고 가장 바쁜 1층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여러 사람들과 동물들이 꿈을 사려고 달러구트 를 찾아 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던 성공이나 좋은 사람에 관한 꿈, 하늘을 나는 꿈 등을 사간다. 모든 꿈 값은 후불제이다. 꿈을 꾸고 난 후에 드는 감정이 바로 꿈의 값이 되기 때문에 꿈이 별로 였다면 꿈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며 꿈을 꾼 후에 기분이 좋은 감정이라면 달러구트 백화점의 고객의 감정을 모아 은행에 가서 현금으로 바꾼다. 여러가지 꿈은 꿈제작자들이 만들게 되며 사람들은 꿈을 통해 동료 직원에서 사랑하는 연인으로 바뀌기도 하고 큰 트라우마를 이겨내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이 책에서 달러구트는 세탁소에서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손님에게 이렇게 말한다. "빨래는 저렇게 푹 젖어 있다가도 금세 또 마르곤 하지요. 우리도 온갖 기분에 젖어 있을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괜찮아지곤 하지요. 손님도 잠깐 무기력한 기분에 젖어 있는 것 입니다. 물에 젖은 건 그냥 말리면 그만 아닐까요?”하며 젖어있다 마르는 빨래 처럼 보송보송했던 걸 기억하는 것이 더욱 좋은 것 같다고 말이다. 우리는 매일 마주하는 여러 상황들과 사소한 결정들로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의 미래가 되기도 한다. 종종 그 삶의 무게를 견디어내다 결국에는 힘이 빠지며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달러구트의 말을 생각하며 나를 다독이고 격려해보자. 아직 꿈은 많이 남아있고 얼마든지 좋은 꿈을 꿀 수 있다고. 나는 꿈꿀 수 있다고! 잠이 들어야만 입장이 가 능한 꿈백화점 달러구트! 꿈을 살 수 있는 신비로운 백화점의 문을 나 자신의 마음이라 생각하고 힘차게 두드려 보는 것도 멋진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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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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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시집 『돼지고물상 집 큰딸』
- 박지영시인의 시집 『돼지고물상 집 큰딸 』에 배경이 되는 주된 장소는 대전 동구 신인동에 있는 반짝 시장 주변의 원도심이다. 시적 화자의 기억에서 묵었다 살아온 날 수 만큼의 삶을 반추하는 것에 시간이 맞추어져 있다. 그 속에서도 가족사의 소규모 배경이 되는 곳이 부모님이 운영하던 돼지고물상이다. 신인동은 가난한 이웃들이 새 둥지 속처럼 삼삼오오 모여 마을을 이루고 사는 척박한 곳이었다. 박지영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때(時)에 이르러 시(詩)는 대상에 대한 집착을 내려 놓고 그대로 보이는 빈 마음에 투영된 사물에 잇닿은 마음이었다. ...(중략) 부모님과 큰딸의 소천으로 삶에 구속되지 않음을 배웠으니 흐르는 물에 떠 있으면 서도 젖지 않는 달처럼 빛을 옮기는 허공에 매임 없는 자유로움을 얻은 묵은 업장과도 상응한다”라고 말하며 스스로의 시집을 통하여 “내 삶의 언어적 가치, 이념과 판단, 재물과 명예, 심지어 살고 죽음에 있어 얽매이지 않는 채 존재의 실상에 대한 자각에 이르는 연속성을 얻은 회복된 마음과도 같다” 들려주고 있다. 또, 좋은 작품은 그 사람의 현재이면서 실재라고 보여진다. 90의 고령을 바라 보는 노스승이 아동문학가 한상수 교수는 박지영 시인을 기억을 반추하며 “1987년으로 기억한다. 맑은 눈빛 속에 무언가 강렬하게 추구하는 의지를 엿본 것이 아마도 그것이 박지영 시인의 첫 시심이 아니었나 되묻게 된다”라고 말하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중략)“결국, 이러한 발화는 오늘에 머물지 말고 웅숭깊은 내일을 향해 정직과 성실로 시를 경작하길 바랄 뿐이다” 평론가 김종회 교수는 “박지영의 시는 세월의 갈피 속에서 아프고 슬픈 삶의 흔적들을 되살리고, 이를 글의 문면으로 이끌어 낸다. 그의 시는 착한 척 하고 고상한 척 하는 허위의 너울을 모두 벗어 던졌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깊은 상처에 새살 처럼 돋아오는 감동이 있다. ‘돼지고물상 집 큰 딸’이라는 시집 의 표제도 그러하거니와 고물상·넝마주이· 장물·전과자 등이 임립(林立)한 척박한 현실 가운데 가난을 이기고 희망을 일구는 문학 본래의 힘이 잠복해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어머니의 궁벽한 가족사, 다양 다기한 주변 풍경, 따뜻한 친인(親人)들의 기억 등이 ‘날것’의 삶으로 퍼덕이는 세상살이 현장의 언어를 도출한다 가장 극한에 이른 생활 밀착의 시, 가장 강렬한 공감의 반응을 불러오는 시의 비밀이 그의 이 시집에 편만하다”라고 말하며 박지영 시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무릇 시(詩)는 시인의 참다운 도량으로 불이(不二)하고 여여평등(如如平等)하여 분별( 分別)이 없다. 시구의 고졸함과 담박함은 오직 외길인 현묘함으로 이끄는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지금 소개한 박지영 시인의 시집 『돼지고물상 집 큰딸』은 백척간두진일보시방세계현전신(百尺竿頭 進一步十方世界現全身)화두잽이가 실천적 삶으로 잘 갈무리 되어 지역 문단을 밝히고 있었다. 박재홍 시인·문학마당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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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시집 『돼지고물상 집 큰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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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모 여행에세이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 흔한 여행책과는 조금 다릅니다. 이 책에서는 두 가지 테마가 있습니다. 풍경과 사람. 22곳의 여행지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읽다 보면 작가가 여행하며 직접 찍은 사진에 대한 감탄은 물론이고 작가의 사색이 담긴 시와 산문에 책장을 넘기다 오래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일상에 괴로워하고 지쳐있다면, 이 책은 밤의 호수처럼 조용하고 잔잔하게 나를 다독여 주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거나 권유하는 것으로 부담을 주는 일은 못하지만, 그대에게 부디 “그곳으로 가보라”는 말로 은근히 부담을 주고 싶다. … 잠시 그대 자신을 다독일 수 있는 곳으로 자꾸만 보내고 싶다.」 - 본문 중에서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감정들 중 유독 마음 속에 오래 남아있는 것이 있습니다. 대체로는 긍정적인 감정보단 부정적인 감정이 더 오래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는 둥글지만 후자의 감정은 뾰족해서 더 깊게 박혀있기 때문입니다. 화(火), 슬픔, 우울감 등이 그렇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되고, 스스로를 검열하며 탓하다가 결국 좌절감까지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삶을 지치게 하고, 내가 나를 미워하거나 외면하고 싶을 때 이러한 감정을 떨치기 위해 좋은 방법으로 여행을 떠나라고 합니다. 여행하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한 적 있나요? 「현재의 나를 잠시 두고 새로운 곳에서 만나게 되는 나를 잘 다스리는 일. 그런 나를 데 리고 와서 여행을 추억하며 살아야 할 일. 좋 은 것들을 좋은 마음으로 만났으니 좋아지는 삶. 그것이 여행의 힘.」 - 본문 중에서 여행을 떠나 새로운 나와 마주하고, 다독이다 보면 그것이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했던 지난날을 지우고 위로하는 법이라고 합니다. 여행 에세이니만큼 여행자에게 알찬 도움을 줄 여행 정보 팁도 챕터별 마무리에 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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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모 여행에세이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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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종합 베스트셀러 1위라서 눈길이 가기도 했지만 팍팍한 요즈음~ 재미있게 살라고? 무슨 얘기일까? 나를 궁금하게 만든 책이었다. 이 책은 매 순간 바쁘고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 읽어 본다면 몸과 마음의 쉼을 찾는 통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 언론이 주목했었던 이 책은 일본, 대만, 베트남 3개국에도 판권 수출되어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었다.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많은 이에게 감동과 울림을 주는 책의 이야기를 해본다. 30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해 온 그녀가 세상에 해주고 싶은 말들이 가득 담겨있다. 모두 가슴에 와닿는 선물 같은 이야기들이다. 의사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살면서 늘 의무와 책임감에 치여 어떻게든 그 모든 역할을 잘하려고 애쓰며 살다 마흔 세 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그동안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모두 놓쳐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없으면 집안도 병원도 제대로 안 굴러갈 것 같았는데 세상은 너무나 멀쩡히 잘 굴러 갔으며 2014년에 병원을 정리한 후에는 그 많았던 지인들도 다 사라지고 없었다. 그제야 자신의 주위를 다시 보게 되었고 놓쳐서는 안 될 인생의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지금껏 살면서 한 가지 후회하는 게 있다면 자신을 너무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산 것이라고 한다. 당신은 부디 나처럼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녀! 그래서 우리에게 스스로를 너무 닦달하지 말고, 매사에 너무 심각하지 말고, 너무 고민하지 말라고 한다. 작가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딱 한 가지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 라고 말한다. 자신의 환자들에게 미처 다 해주지 못했던 이야기와 인생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지혜와 보석같은 말들이 이 책에 가득 담겨있다. 누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되고 일어설 힘을 얻어 이 세상을 조금은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불행이 닥쳐올 때가 있다. 그것을 피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내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달렸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난 후, 사회에서 경험하는 힘든 감정을 가볍게 ‘그래 그럴 수 있지’라며 털어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아주 많이 고민하고 결정한다. 그런데 그 결정은 무엇이 우선이 되고 있을까? 두 갈림길에서 욕심을 버리고 내가 재미있게 살 수 있는 길로 나는 과감히 갈 수 있을까? 오늘 중요한 결정을 해야만 했던 나는 이 책을 덮으며 돈과 명예, 욕심을 다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내 삶의 행복에 비중을 두고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한 것이다. 나처럼 누군가도 이 책을 읽은 후 너무 고민 하지 말고 조금은 느슨하고 편안하게 지금을 살아나가길 바란다.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말자! 너무 조급해하지 말 자! 책을 읽고 난 후 지금의 누군가에게 꼭 ~ 해주고픈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는 저자의 말을 옮긴다. 우리의 삶도 시간의 흐름입니다. 따라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가 흐릅니다. 그런데 어쩌다 겨울에 들어섰을 때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새봄이 온다는 것을 믿고, 자신을 믿으십시오. 그럼, 언젠가는 봄이 꼭 찾아옵니다.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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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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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형 장편소설 '나의 완벽한 남자친구와 그의 연인'
-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모든 상식 을 버리고 새로운 콘셉트의 연애를 해본다고 생각해 보세요. 오직 얼마나 진심으로 로맨스의 ‘최선’만을 추구할 수 있는지요. 모두에게 잘 맞는 게 아니라 그저 ‘나’에게 맞는 연애를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무언가 달라 질까요 “괜찮다면 함께할래요? 저랑 제 여자친구는 괜찮거든요” 도대체 뭐가 괜찮다는 걸까요? 소설 속 주인공 미래는 평범한 서른다섯의 직장인입니다. 친한 선배의 제안으로 스타트업에서 함께 일하게 된 미래는 공유 오피스에 입주하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매력적인 오피스 매니저 시원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다 우연히 함께하게 된 술자리에서 시원이 미래에게 호감을 표현하며 말합니다. “전 사실 미래씨가 궁금했거든요, 괜찮으시면… 손, 잡아봐 도 돼요?” 손을 뻗으려던 순간, 시원이 다시 말 합니다. “아, 근데 그전에 한 가지. 저, 오픈 릴레이션십 관계에 있는 애인이 있어요” 예…? 아니 이건, 차라리 옥장판이 나은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지만 끝내 미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심지어 그 오픈 릴레이션십 관계에 있다는 시원의 애인 소리와 삼자대면도 하며 세 사람의 연애가 시작됩니다. 무탈하게 굴러가는 듯한 이들의 로맨스, 과연 괜찮을까요? ‘오픈 릴레이션십’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연애, 그러니까 일대일로 만나면서 서로를 완전히 독점하는 연애가 아니라, 연인 간에 서로를 독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허용하는 ‘비독점 연애’를 뜻합니다. 애인이 있더라도 두 사람의 관계가 ‘오픈’되어 있다면, 시원이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부도덕한 일은 아니게 되는 거죠. 마침 미래는 동갑내기 연인과의 연애를 종료하며 생각이 많아지던 참이었습니다. 결혼이 목적이 아닌 연애, 서로의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며 구속하지 않는 연애가 가능할까? 하고요. “이 소설 속의 연애가 흥미로웠다면, 혹은 불쾌했다면, 그 이유는 모두 당신 안에 있다. 이제, 당신이 들려줄 차례다.” - 작가의 말中 당연하다고 생각해오던 것들이 당연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해본 적 있나요? 숨 쉬는 것처럼 의문조차 없었지만, 내가 알던 모든 게 알고 보니 철저하게 사회로부터 답습되어온 거라면? 작가는 주인공들의 연애 형태가 아니어도 좋으니 더 나은 연애, 더 많이 고민한 연애, 그 무엇도 당연한 것이 없는 연애, 그래서 서로가 더 존중받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사람이 아닌 나로서, 나의 경계를 지키면서 사랑할 수 있는 관계가 우리에겐 필요하다고 합니다. 자, 당 신의 연애는 지금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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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형 장편소설 '나의 완벽한 남자친구와 그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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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감사해
- “나는 나답게 솔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김혜자는 최근에 한 방송에서 “나는 친구도 별로 없어요! 나는 강아지들이 친구예요!” 라고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모습은 평소 김혜자에 대한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고 김혜자의 눈은 정말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다. 그 뒤에 나는 김혜자가 더욱 궁금해졌다. 그 후 김혜자의 책 '생에 감사해가' 제목과는 다른 무언가를 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언제 들어도 정감있는 이름, 김혜자! 일생을 연기에 바친 배우는 시청자와 관객의 마음만이 아니라 그 시대를 대표 할 수 있을 것이다. 연기를 하며 그 사람이 되어야만 했고, 모두의 희망과 아픔과 삶의 이야기들이 그녀를 통해 너무나 편안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늘 삶의 한쪽에 죽음이 함께했습니다. 신이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그 허무에 더 깊이 빠지기 전에 다음 작 품에 온 힘을 다해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돈과 명예가 아니라 그 천성적인 허무가 나에게는 연기 생활에 더욱 전념하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나 자신은 죽음을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내 연기에서 위로받게 하고 싶었습니다] -책 속에서 세상의 주목을 받는 스타가 되지만 그만큼 그녀는 안타깝게도 거대한 고독과 허무 속에 놓인다. 그리고 그 고독과 허무가 토대가 되어 스크린 속에 또 다른 얼굴로 재탄생한다. 죽기 살기로 하면 그 뒤는 신이 책임져 주시리라는 믿음으로, 연기 잘한다는 평가를 최고의 선물이라 여기며 몰입했다. 언제나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배우지만 그녀의 삶 이면에는 그토록 치열한 시간과 감사의 기도가 함께했다. '연기하는 것,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삶의 전부였다고 말하는 김혜자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이후 20여 년 만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의 책을 준비했다. 지금까지 방영된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배우 김혜자를 아는 데는 충분 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김혜자’라는 이미지를 둘러싼 모습들이 아니라 오히려 온전히 보여주는 김혜자의 실제 모습에 가깝다. 본인이 배역을 맡게 된 이유, 그리고 배우가 보는 연출가와 작가들에 대한 생각들 심지어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솔직하고 다양한 일기와 같은 이야기들은 참 재미있게도 읽어진다. [나에게 연기는 직업이 아니라 삶이며 모든 것입니다. 배우는 ‘이만큼 하면 됐다’거나 ‘이 정도면 성공했다’라고 멈춰서는 안 됩니다. 그 지 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삶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품고서 해야 합니다] -책 속에서 이 책은 그녀의 연기 인생에 대한 자전적 기록이며, 몰입과 열정, 감사와 기쁨, 그리고 ‘국민 배우’, ‘국민 엄마’라는 명성과 반대되는 허무와 슬픔에 대한 생의 무대 위 고백이다. 매 번 작품을 할 때마다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여기는 배우! 외울 수 있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배우! 그녀가 바라보는 세상! 연기에 대한 열정과 감사를 담은 책!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김혜자라는 단어만이 떠오른다! 우리가 바라보는 것이 삶의 전부가 아니었던 그녀의 반전이 있는 삶을 들여다보며 우리도 매일을 감사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내길 바란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나는 끝나는 날까지 단정하게 살고 싶습니다. 내 책상 위에 있는 달력에도 써 놓았습니다. ‘끝나는 날까지 단정하게 살리라’라고. 피곤하고 귀찮아서 흐트러져 있고 쓰러져 있다가도 ‘아니야, 누가 보지 않아도 나 자신에게도 단정하게 사는 나의 모습을 보여 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 하면서 힘을 내어 일어납니다. 나 자신도 그렇게 느끼고 싶습니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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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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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령골
- 김희정 시집 『골령골』은 서사시의 형식을 여타 다른 서사시와는 궤적을 달리하고 있다. 즉, 김희정 시인의 <서사시 골령골>은 소설적 기법을 통해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궁극적인 피해의 실재인 ‘민간인’을 대상으로 국가적 폭력을 나레이션 하는 것이다. 한국전쟁이라는 국가적 비극 속에서 피해자가 된 개인사(個人史)와 이웃의 학살에 관련한 권력 집단의 진실에 대한 은폐는 어떤 다른 경험에 의해서도 파기될 수 없는 유일한 실재이고 변화하는 외적 현상의 밑바닥에 놓인 존재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희생자의 삶과 살아남은 자의 진행되는 삶에 대한 유가족의 아픈 일상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접신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49편의 연작시의 순서마저도 깨뜨리고 한편 한편이 독립적으로 생명력을 갖게 하려고 하는 고충도 엿보였다. 산내 『골령골』은 이제는 파기할 수 있는 모든 개념적 영역에서 벗어나 있게 되었다. 국가의 폭력을 거부하는 맥락에서 더더욱 그렇다. 또 다른 은폐는 속성 자체에 대해 언급할 수도 없다. 이것은 일원적(monistic)이라기보다는 불이(不二)로 불릴 수밖에 없다. 인간의 속박과 고통이 무지에서 기인한다고 전제하면 무지는 실재에 대한 인식 즉 범아일여(梵我一如)의 인식을 통해 극복된다고 한다. 시인의 『서사시 골령골』은 한국전쟁기의 참담한 폭력에 대한 인식이 생산해 낸 산물이고 치유적 필요성에 대한 인식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렇듯 극복된 무지는 태어남이나 죽음과 관계없는 삶을 누리게 된다. 여기서 시인의 서정적 접신을 통해 자아도 궁극적 실재의 경험 가운데 구분된 채로 존재할 수 있었고 실재의 경험을 자아와 비자아의 구분이 말살되지 않는 자신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고통으로 인한 접신 혹은 실재의 단일성을 의식하게 되었다. 이는 인간의 학습과 반성의 결과가 스스로 물질적 접신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창조적이고 파괴자인 신의 일부임을 인식하게 되는 과정을 배운 것이다. 더불어 산내 골령골에 깃든 피해자를 위한 구제가 의무와 제식의 수행하거나 지적인 이해만으로 달성될 수 없다는 사실에 우리를 직면하게 한다. 결국 문학은 인간의 신에 대한 봉사를 자신을 온전하게 바칠 수 있는 것으로 기록할 때 독자와 함께 감동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고 그것을 통해 무지와 이기심 그리고 권력의 카르마를 파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개체성과 바른 의식을 보존하고 문학을 통해 신의 무한한 영광 속에 최고의 희열을 누리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생산성 있는 창조적 상상력을 공여하게 될 것이다. 박재홍(시인·문학마당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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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랑과 추억을 담아내는 수필작가를 대덕구에서 만나다.
- 우연히 지난달 직장 동료의 책장에 꽂힌‘새참’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았다. 지나치려다 다시 멈춰서 책을 뽑아 들었는데 표지도 예뻐 동료에게 양해를 구해 책을 빌렸다. '새참'이란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사이에 먹는 음식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지금은 기계화가 되었지만, 옛날 농부들은 온전히 힘으로 농사일을 했다. 세 끼의 식사 사이에 먹어 사이참이라 했으며 새참은 사이참의 준말이다. 지금은 흔히 사용하지 않는 이 단어가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이 날 나의 맛있는 새참이 되었다. 글을 읽는 내내 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내 삶과 가족들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가족의 달 5월을 맞이하여 가족의 이야기를 수필로 쓰는 김정자 작가를 만났다. 김정자 작가는 지난 3월 대덕구 와동으로 이사를 왔다. 힘든 시간을 견디고 어렵게 갖는 집이라서 나에겐 집이 주는 힘이 참 크다며 웃는 김정자 작가에게서 큰언니 같은 따뜻함을 느꼈다. 김정자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작은 제비꽃만 봐도 맘으로 글을 쓰던 감성적인 소녀였다. 그 글이 문예부에서 대상을 탔고 담임 선생님은 커서 글을 쓰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았다고 한다.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이었지만 자식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신 어머니 덕분에 밝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었다. 일을 하면서 고등학교를 야학으로 다닐 만큼 배움에 대한 열정이 컸고 그 열정은 60대에 책을 낼 수 있는 작가의 길을 걷게 했다. 살아왔던 이야기를 말로 하자니 누가 내 얘기를 다 들어줄까 하는 맘으로 김정자 작가는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 그 곱고 따스한 글들을 모아 환갑이 되던 해에 ‘그랬구나’라는 책을 냈다. 가족과 부모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진솔한 내용과 섬세하고 꾸미지 않은 수필체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가족에 대해 김정자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살다보면 나의 인생도 비바람에 흔들리고 파도에 쓰러지기도 하고 수없이 많은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오가기도 한다. 하지만 검은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다면 나의 삶도 파도를 넘는다. 가족이란 우울한 날을 맑은 날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가족의 웃음만이 가지고 있는 사랑의 힘이다.” 김정자 작가는 지금도 꾸준히 수필을 쓰고 있으며 옥천신문과 향수신문에도 글을 연재하고 있다. 앞으로도 김정자 작가의 손끝에서 대덕구에서의 삶이 아름다운 한편의 책으로 엮어져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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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랑과 추억을 담아내는 수필작가를 대덕구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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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 책의 제목과 표지를 처음 봤을 때 호랑이 그림에 바로 우리나라 전래동화가 떠오른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어릴적 듣던 옛날이야기들이 머릿속에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옛날 옛날에 호랑이가 살았어......” 할머니는 릴리에게 옛이야기를 자주 들려 주셨다. 릴리 가족은 아픈 할머니를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릴리는 차를 막아서는 마법호랑이를 보게 되는데, 마법 호랑이는 릴리의 눈에만 보이고 릴리는 호랑이와의 대결을 시작하게 된다. 할머니에게 빼앗긴 무언가를 찾으러 왔다는 호랑이! 호랑이는 그 것을 찾게 해주면 할머니 병을 낫게 해준다고 릴리와 거래를 한다. 호랑이가 찾는 그것은 바로 할머니의 단지 안에 숨겨진 옛이야기들이었다. 할머니는 한국에서의 힘들었던 옛이야기들은 하나도 들려주지 않았다. 갇혀 있는 옛이야기는 호랑이의 이야기가 아닌 한국인으로 살아 온 미국에서의 할머니와 릴리의 삶의 갇히고 참아내야 했던 이야기였다. 그것을 깨고 나오는 과정에서 호랑이는 릴리에게 인도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릴리의 할머니는 한국인이었고 한국에서 엄마와 둘이 살았다. 릴리의 증조할머니가 미국으로 갔다는 사실을 알고 무작정 엄마를 찾겠다고 미국으로 왔지만 안타깝게도 엄마는 찾지 못했다. 할머니는 릴리와 언니에게 늘 유쾌하고 지혜로운 분 이셨다. 그러나 마법 호랑이가 릴리에게 보이던 날부터 치매에 걸려 할머니께서 점점 기억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릴리는 무엇을 쫓는 것일까? 할머니를 쫓아가는 호랑이를 쫓으려 하는 것일까? 아니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것일까? 릴리는 책에서 자신을 4분의 1만 한국인이라고 표현한다. 이 책은 그 시대에 미국으로 갔던 한국인의 삶과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호랑이는 할머니를 쫓는 두려운 존재이고 릴리가 쫓아야 할 존재이며 릴리 자신이 깨고 나와야 할 존재이기도 하다. 릴리는 늘 너무 착하고 조용하고 참는데 익숙한 아이다. 그러던 릴리가 호랑이를 만나며 깨고 나오는 이야기는 릴리를 용감하고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친구가 릴리를 호랑이 소녀라고 표현할 때 나는 그것이 한국인을 의미하면서도 내면으로 강인한 릴리 자신을 되찾는 신호, 혹은 암호와도 같이 생각되었다. 이 책에서 테 켈러는 여러 등장인물들 을 자세히 보여준다.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와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그 안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인간관계를 형성해간다. 각자의 삶은 조금 불안정하고 부족해 보이지만 개개인이 모여 서로 격려해 주고 의지하고 돕는 과정 안에서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안에도 호랑이는 있다. 어쩌면 스스로 덫 안에 가둔 채로 힘겹게 살아가지는 않을까? 내 생각과 상황이 힘들다고 너무 참거나 숨기지 말고 조금 슬픈 이야기라도 스스로 꺼내 그 이야기를 깨고 용기를 내며 당당히 맞서 이겨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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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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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작가, 신작 출간
-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사건인 ‘대전산내학살사건’을 다룬 소설을 쓴 박현주 작가가 9월에 신간을 출간한다. 전작이 격랑의 근현대사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파이로'는 전기 중독에 빠진 현대사회에서 에너지 민주주의를 묻는 작품이다. 파이로는 그리스어로 ‘불’을 뜻하며, 사용 후 핵연료의 건식 재처리 방식 일종인 ‘파이로프로세싱(pyoprocessing)’ 기술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가상의 도시 우인시를 배경으로 핵사고를 겪는 도시민의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원자력연구원이 소재한 대전과 대전시민을 연상케 한다. 또, 우인시 탑북구 주민들의 고군분투에서 하나로 원자로 중수 누출 사고와 유성구 주민들이 지난 2013년부터 진행했던 핵연료 시설 증설 반대 운동과 원자력 안전 조례 제정 청구 운동,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반대 운동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박 작가의 전작은 대전 회덕 등을 배경으로 실제 지명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박현주 작가는 “탈핵이 인권이나 민주주의처럼 보편적 가치가 되고, 핵 문제가 기후 위기나 미세플라스틱처럼 눈앞의 환경문제로 대중들에게 널리 인식되기를 바란다”라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탈핵 강사로 유명한 김익중 교수(전 동국대 의대 교수, ‘한국 탈핵’저자)는 추천사에서 “이 소설은 실존하는 위험을 말하고 있다”며, “핵 시스템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우리가 처한 상황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고 말하였다. 당장 내년부터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예고한 데다 핵발전소 밀집 증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중대 사고 가능성과 방사능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는 전기중독에 빠진 현대인의 무감각에 경종을 울리면서 시민 스스로 에너지를 선택할 권리가 있음을 일깨워 줄 것이다. 2022. 09. 모두의책 출간 (042-223-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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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작가, 신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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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 여러분은 어젯밤 어떤 꿈을 꾸셨나요? 오늘은 꼭 한번 꾸고 싶은 꿈이 있나요? 꿈!이라는 단어는 참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만큼 어디에, 누구에게, 어떠한 말투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꿈은 긍정적인 의미가 되기도 하고 부정적인 의미의 문장 을 만들기도 한다. 미래나 희망의 의미로 쓰일 때의 꿈이라는 단어로 반대 의미의 문장을 만들면 “네 꿈을 응원해!” 와 “헛된 꿈 꾸지마” 라는 표현을 들수 있다. 같은 미래를 말하지만 한 문장은 기분 좋은 긍정의 말이고 한 문장은 듣기만 해도 사기가 확 꺾이는 부정적 의미가 된다. 미래의 의미가 아닌 우리가 자면서 꾸는 꿈은 어떨까? 태몽, 예지몽, 악몽 등의 단어도 있듯이 꿈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 되며 우리의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꿈에 따라서 일상에 변화가 찾아오기도 하고 다음날, 혹은 며칠 동안 기분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밤에 꾸는 꿈을 사고 팔 수 있는 백화점이 있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꿈을 사고 싶을까? 꿈같이 들리는 이 말이 이루어지는 마법 같은 백화점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페니는 달러구트라는 꿈을 판매하는 백화점의 직원이 되고 가장 바쁜 1층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여러 사람들과 동물들이 꿈을 사려고 달러구트 를 찾아 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던 성공이나 좋은 사람에 관한 꿈, 하늘을 나는 꿈 등을 사간다. 모든 꿈 값은 후불제이다. 꿈을 꾸고 난 후에 드는 감정이 바로 꿈의 값이 되기 때문에 꿈이 별로 였다면 꿈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며 꿈을 꾼 후에 기분이 좋은 감정이라면 달러구트 백화점의 고객의 감정을 모아 은행에 가서 현금으로 바꾼다. 여러가지 꿈은 꿈제작자들이 만들게 되며 사람들은 꿈을 통해 동료 직원에서 사랑하는 연인으로 바뀌기도 하고 큰 트라우마를 이겨내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이 책에서 달러구트는 세탁소에서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손님에게 이렇게 말한다. "빨래는 저렇게 푹 젖어 있다가도 금세 또 마르곤 하지요. 우리도 온갖 기분에 젖어 있을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괜찮아지곤 하지요. 손님도 잠깐 무기력한 기분에 젖어 있는 것 입니다. 물에 젖은 건 그냥 말리면 그만 아닐까요?”하며 젖어있다 마르는 빨래 처럼 보송보송했던 걸 기억하는 것이 더욱 좋은 것 같다고 말이다. 우리는 매일 마주하는 여러 상황들과 사소한 결정들로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의 미래가 되기도 한다. 종종 그 삶의 무게를 견디어내다 결국에는 힘이 빠지며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달러구트의 말을 생각하며 나를 다독이고 격려해보자. 아직 꿈은 많이 남아있고 얼마든지 좋은 꿈을 꿀 수 있다고. 나는 꿈꿀 수 있다고! 잠이 들어야만 입장이 가 능한 꿈백화점 달러구트! 꿈을 살 수 있는 신비로운 백화점의 문을 나 자신의 마음이라 생각하고 힘차게 두드려 보는 것도 멋진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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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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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시집 『돼지고물상 집 큰딸』
- 박지영시인의 시집 『돼지고물상 집 큰딸 』에 배경이 되는 주된 장소는 대전 동구 신인동에 있는 반짝 시장 주변의 원도심이다. 시적 화자의 기억에서 묵었다 살아온 날 수 만큼의 삶을 반추하는 것에 시간이 맞추어져 있다. 그 속에서도 가족사의 소규모 배경이 되는 곳이 부모님이 운영하던 돼지고물상이다. 신인동은 가난한 이웃들이 새 둥지 속처럼 삼삼오오 모여 마을을 이루고 사는 척박한 곳이었다. 박지영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때(時)에 이르러 시(詩)는 대상에 대한 집착을 내려 놓고 그대로 보이는 빈 마음에 투영된 사물에 잇닿은 마음이었다. ...(중략) 부모님과 큰딸의 소천으로 삶에 구속되지 않음을 배웠으니 흐르는 물에 떠 있으면 서도 젖지 않는 달처럼 빛을 옮기는 허공에 매임 없는 자유로움을 얻은 묵은 업장과도 상응한다”라고 말하며 스스로의 시집을 통하여 “내 삶의 언어적 가치, 이념과 판단, 재물과 명예, 심지어 살고 죽음에 있어 얽매이지 않는 채 존재의 실상에 대한 자각에 이르는 연속성을 얻은 회복된 마음과도 같다” 들려주고 있다. 또, 좋은 작품은 그 사람의 현재이면서 실재라고 보여진다. 90의 고령을 바라 보는 노스승이 아동문학가 한상수 교수는 박지영 시인을 기억을 반추하며 “1987년으로 기억한다. 맑은 눈빛 속에 무언가 강렬하게 추구하는 의지를 엿본 것이 아마도 그것이 박지영 시인의 첫 시심이 아니었나 되묻게 된다”라고 말하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중략)“결국, 이러한 발화는 오늘에 머물지 말고 웅숭깊은 내일을 향해 정직과 성실로 시를 경작하길 바랄 뿐이다” 평론가 김종회 교수는 “박지영의 시는 세월의 갈피 속에서 아프고 슬픈 삶의 흔적들을 되살리고, 이를 글의 문면으로 이끌어 낸다. 그의 시는 착한 척 하고 고상한 척 하는 허위의 너울을 모두 벗어 던졌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깊은 상처에 새살 처럼 돋아오는 감동이 있다. ‘돼지고물상 집 큰 딸’이라는 시집 의 표제도 그러하거니와 고물상·넝마주이· 장물·전과자 등이 임립(林立)한 척박한 현실 가운데 가난을 이기고 희망을 일구는 문학 본래의 힘이 잠복해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어머니의 궁벽한 가족사, 다양 다기한 주변 풍경, 따뜻한 친인(親人)들의 기억 등이 ‘날것’의 삶으로 퍼덕이는 세상살이 현장의 언어를 도출한다 가장 극한에 이른 생활 밀착의 시, 가장 강렬한 공감의 반응을 불러오는 시의 비밀이 그의 이 시집에 편만하다”라고 말하며 박지영 시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무릇 시(詩)는 시인의 참다운 도량으로 불이(不二)하고 여여평등(如如平等)하여 분별( 分別)이 없다. 시구의 고졸함과 담박함은 오직 외길인 현묘함으로 이끄는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지금 소개한 박지영 시인의 시집 『돼지고물상 집 큰딸』은 백척간두진일보시방세계현전신(百尺竿頭 進一步十方世界現全身)화두잽이가 실천적 삶으로 잘 갈무리 되어 지역 문단을 밝히고 있었다. 박재홍 시인·문학마당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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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시집 『돼지고물상 집 큰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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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모 여행에세이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 흔한 여행책과는 조금 다릅니다. 이 책에서는 두 가지 테마가 있습니다. 풍경과 사람. 22곳의 여행지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읽다 보면 작가가 여행하며 직접 찍은 사진에 대한 감탄은 물론이고 작가의 사색이 담긴 시와 산문에 책장을 넘기다 오래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일상에 괴로워하고 지쳐있다면, 이 책은 밤의 호수처럼 조용하고 잔잔하게 나를 다독여 주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거나 권유하는 것으로 부담을 주는 일은 못하지만, 그대에게 부디 “그곳으로 가보라”는 말로 은근히 부담을 주고 싶다. … 잠시 그대 자신을 다독일 수 있는 곳으로 자꾸만 보내고 싶다.」 - 본문 중에서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감정들 중 유독 마음 속에 오래 남아있는 것이 있습니다. 대체로는 긍정적인 감정보단 부정적인 감정이 더 오래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는 둥글지만 후자의 감정은 뾰족해서 더 깊게 박혀있기 때문입니다. 화(火), 슬픔, 우울감 등이 그렇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되고, 스스로를 검열하며 탓하다가 결국 좌절감까지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삶을 지치게 하고, 내가 나를 미워하거나 외면하고 싶을 때 이러한 감정을 떨치기 위해 좋은 방법으로 여행을 떠나라고 합니다. 여행하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한 적 있나요? 「현재의 나를 잠시 두고 새로운 곳에서 만나게 되는 나를 잘 다스리는 일. 그런 나를 데 리고 와서 여행을 추억하며 살아야 할 일. 좋 은 것들을 좋은 마음으로 만났으니 좋아지는 삶. 그것이 여행의 힘.」 - 본문 중에서 여행을 떠나 새로운 나와 마주하고, 다독이다 보면 그것이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했던 지난날을 지우고 위로하는 법이라고 합니다. 여행 에세이니만큼 여행자에게 알찬 도움을 줄 여행 정보 팁도 챕터별 마무리에 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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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모 여행에세이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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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종합 베스트셀러 1위라서 눈길이 가기도 했지만 팍팍한 요즈음~ 재미있게 살라고? 무슨 얘기일까? 나를 궁금하게 만든 책이었다. 이 책은 매 순간 바쁘고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 읽어 본다면 몸과 마음의 쉼을 찾는 통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 언론이 주목했었던 이 책은 일본, 대만, 베트남 3개국에도 판권 수출되어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었다.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많은 이에게 감동과 울림을 주는 책의 이야기를 해본다. 30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해 온 그녀가 세상에 해주고 싶은 말들이 가득 담겨있다. 모두 가슴에 와닿는 선물 같은 이야기들이다. 의사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살면서 늘 의무와 책임감에 치여 어떻게든 그 모든 역할을 잘하려고 애쓰며 살다 마흔 세 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그동안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모두 놓쳐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없으면 집안도 병원도 제대로 안 굴러갈 것 같았는데 세상은 너무나 멀쩡히 잘 굴러 갔으며 2014년에 병원을 정리한 후에는 그 많았던 지인들도 다 사라지고 없었다. 그제야 자신의 주위를 다시 보게 되었고 놓쳐서는 안 될 인생의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지금껏 살면서 한 가지 후회하는 게 있다면 자신을 너무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산 것이라고 한다. 당신은 부디 나처럼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녀! 그래서 우리에게 스스로를 너무 닦달하지 말고, 매사에 너무 심각하지 말고, 너무 고민하지 말라고 한다. 작가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딱 한 가지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 라고 말한다. 자신의 환자들에게 미처 다 해주지 못했던 이야기와 인생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지혜와 보석같은 말들이 이 책에 가득 담겨있다. 누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되고 일어설 힘을 얻어 이 세상을 조금은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불행이 닥쳐올 때가 있다. 그것을 피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내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달렸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난 후, 사회에서 경험하는 힘든 감정을 가볍게 ‘그래 그럴 수 있지’라며 털어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아주 많이 고민하고 결정한다. 그런데 그 결정은 무엇이 우선이 되고 있을까? 두 갈림길에서 욕심을 버리고 내가 재미있게 살 수 있는 길로 나는 과감히 갈 수 있을까? 오늘 중요한 결정을 해야만 했던 나는 이 책을 덮으며 돈과 명예, 욕심을 다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내 삶의 행복에 비중을 두고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한 것이다. 나처럼 누군가도 이 책을 읽은 후 너무 고민 하지 말고 조금은 느슨하고 편안하게 지금을 살아나가길 바란다.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말자! 너무 조급해하지 말 자! 책을 읽고 난 후 지금의 누군가에게 꼭 ~ 해주고픈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는 저자의 말을 옮긴다. 우리의 삶도 시간의 흐름입니다. 따라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가 흐릅니다. 그런데 어쩌다 겨울에 들어섰을 때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새봄이 온다는 것을 믿고, 자신을 믿으십시오. 그럼, 언젠가는 봄이 꼭 찾아옵니다.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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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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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형 장편소설 '나의 완벽한 남자친구와 그의 연인'
-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모든 상식 을 버리고 새로운 콘셉트의 연애를 해본다고 생각해 보세요. 오직 얼마나 진심으로 로맨스의 ‘최선’만을 추구할 수 있는지요. 모두에게 잘 맞는 게 아니라 그저 ‘나’에게 맞는 연애를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무언가 달라 질까요 “괜찮다면 함께할래요? 저랑 제 여자친구는 괜찮거든요” 도대체 뭐가 괜찮다는 걸까요? 소설 속 주인공 미래는 평범한 서른다섯의 직장인입니다. 친한 선배의 제안으로 스타트업에서 함께 일하게 된 미래는 공유 오피스에 입주하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매력적인 오피스 매니저 시원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다 우연히 함께하게 된 술자리에서 시원이 미래에게 호감을 표현하며 말합니다. “전 사실 미래씨가 궁금했거든요, 괜찮으시면… 손, 잡아봐 도 돼요?” 손을 뻗으려던 순간, 시원이 다시 말 합니다. “아, 근데 그전에 한 가지. 저, 오픈 릴레이션십 관계에 있는 애인이 있어요” 예…? 아니 이건, 차라리 옥장판이 나은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지만 끝내 미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심지어 그 오픈 릴레이션십 관계에 있다는 시원의 애인 소리와 삼자대면도 하며 세 사람의 연애가 시작됩니다. 무탈하게 굴러가는 듯한 이들의 로맨스, 과연 괜찮을까요? ‘오픈 릴레이션십’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연애, 그러니까 일대일로 만나면서 서로를 완전히 독점하는 연애가 아니라, 연인 간에 서로를 독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허용하는 ‘비독점 연애’를 뜻합니다. 애인이 있더라도 두 사람의 관계가 ‘오픈’되어 있다면, 시원이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부도덕한 일은 아니게 되는 거죠. 마침 미래는 동갑내기 연인과의 연애를 종료하며 생각이 많아지던 참이었습니다. 결혼이 목적이 아닌 연애, 서로의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며 구속하지 않는 연애가 가능할까? 하고요. “이 소설 속의 연애가 흥미로웠다면, 혹은 불쾌했다면, 그 이유는 모두 당신 안에 있다. 이제, 당신이 들려줄 차례다.” - 작가의 말中 당연하다고 생각해오던 것들이 당연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해본 적 있나요? 숨 쉬는 것처럼 의문조차 없었지만, 내가 알던 모든 게 알고 보니 철저하게 사회로부터 답습되어온 거라면? 작가는 주인공들의 연애 형태가 아니어도 좋으니 더 나은 연애, 더 많이 고민한 연애, 그 무엇도 당연한 것이 없는 연애, 그래서 서로가 더 존중받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사람이 아닌 나로서, 나의 경계를 지키면서 사랑할 수 있는 관계가 우리에겐 필요하다고 합니다. 자, 당 신의 연애는 지금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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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형 장편소설 '나의 완벽한 남자친구와 그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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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감사해
- “나는 나답게 솔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김혜자는 최근에 한 방송에서 “나는 친구도 별로 없어요! 나는 강아지들이 친구예요!” 라고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모습은 평소 김혜자에 대한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고 김혜자의 눈은 정말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다. 그 뒤에 나는 김혜자가 더욱 궁금해졌다. 그 후 김혜자의 책 '생에 감사해가' 제목과는 다른 무언가를 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언제 들어도 정감있는 이름, 김혜자! 일생을 연기에 바친 배우는 시청자와 관객의 마음만이 아니라 그 시대를 대표 할 수 있을 것이다. 연기를 하며 그 사람이 되어야만 했고, 모두의 희망과 아픔과 삶의 이야기들이 그녀를 통해 너무나 편안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늘 삶의 한쪽에 죽음이 함께했습니다. 신이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그 허무에 더 깊이 빠지기 전에 다음 작 품에 온 힘을 다해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돈과 명예가 아니라 그 천성적인 허무가 나에게는 연기 생활에 더욱 전념하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나 자신은 죽음을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내 연기에서 위로받게 하고 싶었습니다] -책 속에서 세상의 주목을 받는 스타가 되지만 그만큼 그녀는 안타깝게도 거대한 고독과 허무 속에 놓인다. 그리고 그 고독과 허무가 토대가 되어 스크린 속에 또 다른 얼굴로 재탄생한다. 죽기 살기로 하면 그 뒤는 신이 책임져 주시리라는 믿음으로, 연기 잘한다는 평가를 최고의 선물이라 여기며 몰입했다. 언제나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배우지만 그녀의 삶 이면에는 그토록 치열한 시간과 감사의 기도가 함께했다. '연기하는 것,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삶의 전부였다고 말하는 김혜자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이후 20여 년 만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의 책을 준비했다. 지금까지 방영된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배우 김혜자를 아는 데는 충분 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김혜자’라는 이미지를 둘러싼 모습들이 아니라 오히려 온전히 보여주는 김혜자의 실제 모습에 가깝다. 본인이 배역을 맡게 된 이유, 그리고 배우가 보는 연출가와 작가들에 대한 생각들 심지어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솔직하고 다양한 일기와 같은 이야기들은 참 재미있게도 읽어진다. [나에게 연기는 직업이 아니라 삶이며 모든 것입니다. 배우는 ‘이만큼 하면 됐다’거나 ‘이 정도면 성공했다’라고 멈춰서는 안 됩니다. 그 지 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삶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품고서 해야 합니다] -책 속에서 이 책은 그녀의 연기 인생에 대한 자전적 기록이며, 몰입과 열정, 감사와 기쁨, 그리고 ‘국민 배우’, ‘국민 엄마’라는 명성과 반대되는 허무와 슬픔에 대한 생의 무대 위 고백이다. 매 번 작품을 할 때마다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여기는 배우! 외울 수 있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배우! 그녀가 바라보는 세상! 연기에 대한 열정과 감사를 담은 책!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김혜자라는 단어만이 떠오른다! 우리가 바라보는 것이 삶의 전부가 아니었던 그녀의 반전이 있는 삶을 들여다보며 우리도 매일을 감사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내길 바란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나는 끝나는 날까지 단정하게 살고 싶습니다. 내 책상 위에 있는 달력에도 써 놓았습니다. ‘끝나는 날까지 단정하게 살리라’라고. 피곤하고 귀찮아서 흐트러져 있고 쓰러져 있다가도 ‘아니야, 누가 보지 않아도 나 자신에게도 단정하게 사는 나의 모습을 보여 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 하면서 힘을 내어 일어납니다. 나 자신도 그렇게 느끼고 싶습니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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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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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령골
- 김희정 시집 『골령골』은 서사시의 형식을 여타 다른 서사시와는 궤적을 달리하고 있다. 즉, 김희정 시인의 <서사시 골령골>은 소설적 기법을 통해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궁극적인 피해의 실재인 ‘민간인’을 대상으로 국가적 폭력을 나레이션 하는 것이다. 한국전쟁이라는 국가적 비극 속에서 피해자가 된 개인사(個人史)와 이웃의 학살에 관련한 권력 집단의 진실에 대한 은폐는 어떤 다른 경험에 의해서도 파기될 수 없는 유일한 실재이고 변화하는 외적 현상의 밑바닥에 놓인 존재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희생자의 삶과 살아남은 자의 진행되는 삶에 대한 유가족의 아픈 일상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접신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49편의 연작시의 순서마저도 깨뜨리고 한편 한편이 독립적으로 생명력을 갖게 하려고 하는 고충도 엿보였다. 산내 『골령골』은 이제는 파기할 수 있는 모든 개념적 영역에서 벗어나 있게 되었다. 국가의 폭력을 거부하는 맥락에서 더더욱 그렇다. 또 다른 은폐는 속성 자체에 대해 언급할 수도 없다. 이것은 일원적(monistic)이라기보다는 불이(不二)로 불릴 수밖에 없다. 인간의 속박과 고통이 무지에서 기인한다고 전제하면 무지는 실재에 대한 인식 즉 범아일여(梵我一如)의 인식을 통해 극복된다고 한다. 시인의 『서사시 골령골』은 한국전쟁기의 참담한 폭력에 대한 인식이 생산해 낸 산물이고 치유적 필요성에 대한 인식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렇듯 극복된 무지는 태어남이나 죽음과 관계없는 삶을 누리게 된다. 여기서 시인의 서정적 접신을 통해 자아도 궁극적 실재의 경험 가운데 구분된 채로 존재할 수 있었고 실재의 경험을 자아와 비자아의 구분이 말살되지 않는 자신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고통으로 인한 접신 혹은 실재의 단일성을 의식하게 되었다. 이는 인간의 학습과 반성의 결과가 스스로 물질적 접신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창조적이고 파괴자인 신의 일부임을 인식하게 되는 과정을 배운 것이다. 더불어 산내 골령골에 깃든 피해자를 위한 구제가 의무와 제식의 수행하거나 지적인 이해만으로 달성될 수 없다는 사실에 우리를 직면하게 한다. 결국 문학은 인간의 신에 대한 봉사를 자신을 온전하게 바칠 수 있는 것으로 기록할 때 독자와 함께 감동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고 그것을 통해 무지와 이기심 그리고 권력의 카르마를 파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개체성과 바른 의식을 보존하고 문학을 통해 신의 무한한 영광 속에 최고의 희열을 누리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생산성 있는 창조적 상상력을 공여하게 될 것이다. 박재홍(시인·문학마당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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