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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뜻언뜻 / 송직호 젊은 날 불빛을 쫓아 불나방 되어 열심히 날았는데 넘어지고 일어서며 시간 속 먼지가 되고 언뜻언뜻 그때가 그립다 왜 이렇게 멀리 돌아왔을까 숨이 턱에 차도록 왔는데 돌아보면 후회되는 내 한숨, 누가 들을까 언뜻언뜻 그때가 생각난다 지나간 바람에도 반짝반짝 빛나던 별을 봐도 세월이 우리를 멀리멀리 데려놓아도 그 바람이 언뜻언뜻 생각난다 빛을 좇던 청춘의 잔상… 송직호 「언뜻언뜻」 송직호 시인의 「언뜻언뜻」은 지나간 청춘과 그리움을 절제된 언어로 담아낸 작품이다. 시는 불빛을 좇는 ‘불나방’의 이미지를 통해 치열했던 젊은 날을 상징적으로 그려내며, 그 끝에 남은 회한과 성찰을 드러낸다. “왜 이렇게 멀리 돌아왔을까”라는 물음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질문으로 확장된다. 반복되는 ‘언뜻언뜻’이라는 표현은 사라지지 않고 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속성을 보여주며,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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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10
  • 별빛에 안긴 혼돈의 밤
    별빛에 안긴 혼돈의 밤 송미순 밤은 깊고, 잠은 내게 떠나갔다. 어둠은 부드럽게 내 어깨를 감싸 안고, 숨죽인 귀뚜라미의 노래마저 사라진 새벽 세 시, 내 안에서 거센 바람이 쉬지 않고 춤춘다. 시는 어느새 내 일상의 안개가 되어 피어올랐고, 달빛에 홀린 손가락은 자유롭게 꿈틀대며 내 눈동자는 불꽃처럼 타올라 광기의 심연에서 이야기를 끌어올린다. 나는 이미 미쳐 버린 자 그 안에서 진실과 마주하는 자. 오늘의 무게를 어루만지며 아들의 숨결 서린 작은 서운함과 가족이라는 끝없는 바다 위 외로움도 바람결에 실어 보내리라. 미침 안에서 비로소 나를 마주하고,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잔잔한 빛을 발견한다. 이 밤도 그러하니, 시는 나를 안은 별빛이다. - 작가 노트 - 이 시는 혼돈과 고통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깨달음과 빛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깊은 밤, 불안과 외로움이 교차하는 순간에도 시가 내면을 어루만지고 위로해 주는 존재임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별빛 같은 시의 힘이 혼돈 속에서 길잡이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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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01
  • 카멜리아의 숨결
    카멜리아의 숨결 윤외기 뜬눈으로 밤을 하얗게 지새운 첫새벽, 동트기 전의 푸르스름한 대기가 방 안의 온기를 시샘하듯 창문에 달라붙어 서슬 퍼런 성에를 그려놓았다. 누군가 밤새 유리창 캔버스 위에 정교하게 기하학적인 문양을 조각해 놓은 듯, 성에는 날카롭고도 서러운 빛으로 일렁였다. 나는 이중창을 열려다 말고, 손가락 끝으로 그 차가운 결정체를 살포시 눌러보았다. 체온에 닿아 녹아내리는 성에의 눈물 위로, 문득 기억 저편에 봉인해 두었던 붉은 낙인 하나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것은 영하의 고통 속에서도 홀로 온도를 올리며 그리움을 토해내던 마당 구석의 동백, 산다화(山茶花)였다. 남들은 봄의 화사함을 시샘하며 꽃망울을 틔울 때, 동백은 어찌하여 이 가혹한 계절을 택하여 자신의 생생한 심장을 꺼내 놓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꽃이 온기를 찾아 뿌리 깊은 곳으로 숨어들 때, 홀로 눈보라를 맞으며 붉은 안간힘을 쓰는 그 모습은 차라리 처절한 선언에 가까웠다. 길섶에 머무는 노란 꽃술에는 내가 미처 다 읽어내지 못한, 깊고 깊은 기억들이 눅진하게 엉겨 붙어 있었다. 기억의 실타래를 풀면 그 끝에는 늘 어머니가 서 계셨고, 남도의 바닷가에 겨울이면 칼바람이 문창지를 뚫고 들어오던 그 집 마당에는 커다란 동백나무 한 그루가 파수꾼처럼 서 있었다. 어린 시절의 나에게 동백은 꽃이라기보다 공포에 가까운 놀라움이고, 하얀 눈 위에 툭툭 떨어져 있는 붉은 꽃송이들은 마치 누군가 흘린 선혈처럼 섬뜩했다. 어머니는 그 떨어진 꽃송이들을 정갈하게 모아 장독대 위에 올려두곤 하셨다. "동백은 두 번 핀단다. 나무에서 한 번, 땅 위에서 또 한 번." 어머니의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 리 없던 철부지 아들은 그저 붉은 꽃잎을 짓이기며 놀 뿐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동백은 뼛속까지 아린 생의 뒤안길에서 머뭇거리던 어머니의 젊은 날, 그 슬픈 사랑의 기록이었을지도 모른다. 풍파를 견디며 붉은 눈물을 안으로 삼키던 여인의 일생이 저 꽃의 채도 속에 녹아 있었다. 어머니의 손등은 겨울 동백잎처럼 거칠었고, 찬물에 빨래하고 돌아온 어머니의 손마디가 붉게 부어오를 때면, 마당의 동백도 함께 붉어졌다. 고통을 견디는 것들의 색깔은 왜 이토록 닮아 있는 것인지, 나는 창가에 서서 이제는 곁에 없는 어머니의 굽은 등과, 그 위로 쏟아지던 겨울 햇살을 동백의 빛깔로 치환해 본다. 깊어 가는 겨울밤, 어둠을 하얗게 덧칠하며 내려앉는 눈꽃 송이들은 차갑지만 다정하다. 그 눈송이들이 동백의 붉은 뺨에 닿을 때, 비로소 카멜리아라는 이름의 애타는 사랑은 송골송골 영그는 뭇별들의 이야기 속으로 편입된다. 동백의 학명인 카멜리아를 발음할 때면 혀끝에서 서늘한 금속성의 맛과 함께 달콤한 향기가 동시에 느껴진다. 나는 그 애잔한 풍경에 초대받은 유일한 손님이 되어 가만히 읊조려 본다. 세상 누구보다도 그대를 사랑한다는 고백은 구체적인 대상을 향한 외침이라기보다, 긴 세월을 버텨온 자신의 영혼이 건네는 지독한 위로에 가깝다. 동백의 빨간 심장 속에는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만남의 환희가 있고, 또 하루를 버텨내기 위해 열정을 토해내야만 하는 형벌 같은 고통이 공존한다. 그것은 멈춤 속의 고요함이자,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의 하얀 버선발 위에 소복소복 쌓여가는 절규 없는 헌신이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의 가장 화려한 순간을 아낌없이 던져 상대의 발밑을 채워주는 것임을, 동백은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었다. 해거름이 찾아오면 창가에 맺힌 성에의 눈물 위로 노을이 번지고, 시간의 흐름은 야속하게도 디딤돌 위에 떨어진 꽃잎들을 쓸어간다. 하지만 동백의 낙화는 패배가 아니라, 다른 꽃들이 추하게 시들어 꽃잎을 하나둘 힘없이 떨굴 때, 동백은 송이째 툭 떨어짐으로써 제 사랑의 완결성을 증명한다. 절대 시들지 않겠다는 의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멈추겠다는 결단인 것이다. 낙화의 그 순간 마치 해녀들이 깊은 바다에서 숨을 참다 올라와 내뱉는 숨비소리와 닮았다. 삶의 막다른 골목, 산소 한 모금이 간절한 임계점에서 터져 나오는 그 휘파람 소리, 그것은 죽음의 문턱을 발끝으로 툭 치고 올라온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생명의 확인이다. 동백이 나무를 떠나 지면에 닿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 공기를 가르는 소리 없는 진동 속에서 나는 삶의 가장 고통스러운 지점에서 터져 나오는 숭고한 생명력을 본다. 우리네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누구나 가슴 속에 동백 한 그루씩 품고 살지만, 정작 그 꽃을 피우기 위해 차가운 겨울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이는 드물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고통을 견뎌내야 내뱉는 숨비소리처럼, 우리 삶의 진실 또한 가장 시린 계절의 끝자락에서야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법이다. 나는 이제 그 숨비소리로 당신을 부르고, 뼛속까지 시린 겨울의 뒤안길에서 우리가 마주했던 그 수많은 만남과 이별들을 동백의 붉은 빛으로 치환해 본다. 돌아보면 나의 생도 늘 겨울이었고, 남들이 봄의 화원을 거닐 때 나는 홀로 얼어붙은 땅을 일구며 보이지 않는 꽃눈을 기다려야 했다. 절망이 소리 없이 내려앉아 마음의 창을 가로막을 때, 나를 일으켜 세운 것은 마당 한구석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던 동백의 붉은 화인이었다. 어둠이 깊을수록 동백의 붉음은 더욱 선명해지고, 배경이 어두울수록 빛은 그 본질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내 삶의 시린 계절도 당신이라는 동백 덕분에 따스한 느낌 하나를 얻었고, 당신이 건넨 위로와 헌신은 내 메마른 가지에 수액을 돌게 했고, 마침내 내가 이 차가운 대기 속에 붉은 숨비소리를 내뱉게 했다. 창밖의 어둠이 다시 짙어지고, 내일 새벽이면 창가에는 또다시 성에가 꽃을 피울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나도 두렵지 않았고, 성에 너머 저 어둠 속에서 제 심장을 달궈 올리는 동백의 뜨거운 고동 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동백, 그 붉은 숨비소리로 피는 모습은 이제 내 영혼의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는 낙인으로 남았다. 진 자리에 다시 필 꽃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나는 이 시린 계절을 축복이라 부르기로 했다. 떨어지는 순간조차 아름다운 저 꽃처럼, 나의 삶도 누군가의 디딤돌 위에서 가장 붉은 숨결로 기억되기를 소망해 본다. <프로필> 시인.수필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저서>『너의 이름은 사브라』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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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6
  • “역사의 이면을 걷다… 임유택, 『뒤안의 나무』 출간”
    임유택 시인이 시집 『바람의 고향』 출간 이후 2년 만에 역사수필집 『뒤안의 나무』를 펴냈다. 『뒤안의 나무』는 역사 속에서 크게 조명되지 않았던 사건과 인물의 이면을 조명한 수필집이다. 임 시인은 이 책에서 “역사의 뒤안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감정을 되짚고자 했다”고 밝힌다. 책에는 조선 중엽 기록인 「광해조일기」에 등장하는 광해군의 비답, “경이 한 장의 상소로 마구 몰려오는 적을 막아낼 수 있겠는가”를 인용해 병자호란을 둘러싼 역사적 아쉬움을 짚는다. 또한 「명종임금의 한탄」에서는 외아들 순회세자의 죽음을 계기로, 을사사화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신하들을 지켜내지 못한 군주의 자책을 조명하며 우리 민족의 한(恨)의 정서를 풀어낸다. 이 책은 ‘역사의 뒤안’뿐 아니라 일상에서 발견한 ‘삶의 뒤안’, 기행문 형식의 ‘여행의 뒤안’, 그리고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소소한 뒤안’ 등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임 시인은 머리말에서 출간 직전 원고를 전면 수정한 과정을 밝히며, 독서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을 넘어 힘들고 외로운 순간에 위로와 답을 얻기 위한 행위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작은 위로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책 제목 ‘뒤안의 나무’는 어린 시절 고향 집 뒤꼍에 있던 유실수에 대한 기억과, 역사와 삶의 이면을 의미하는 ‘뒤안’의 중의적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뒤안의 나무』는 역사와 일상을 넘나들며,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시대의 흔적을 차분히 되짚는 수필집이다. 임유택 충남 보령 출생 주택관리사 문예마을 시부문 등단 시집 바람의 고향 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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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2
  • 독야獨夜
    독야獨夜 어디서 휘파람새 울고 새벽어둠 지우는 고양이 소리에 뒷산 소쩍새 따라우니 매군梅君마저 된바람에 몸부림치네 이성두 대구 출생, 대구 거주 현대시선 시 부문 신인문학상 현대문예 수필부문 우수작가상 대구문인협회 회원, 강원경제신문 코벤트가든 문학상 외 네 번째 시집 『바람의 눈빛으로』 동인지: 『캘리그래피 시화집』 『붉은 고백』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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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0
  • 설이 자리를 옮겼다
    설이 자리를 옮겼다 해안 강민주 코로나 이후, 시골의 설은 조용히 숨을 줄였다. 한때 명절이면 마당 가득 들어찼던 차들. 엔진 열기와 함께 반가움이 먼저 피어오르던 골목은 이제 몇 집 앞에서만 성긴 이빨처럼 드문드문 숨을 고른다. 멋지게 지은 벽돌집의 불 꺼진 창문들이 저마다 사연을 닫고 서 있다. 남의 집 며느리 옷차림까지 슬쩍 보며 말 한마디 얹던 어르신들. 그 웃음과 흉은 어느 순간 마을 끝 새로 단장한 무덤 쪽으로 주소를 옮겼다. 이제는 말소리보다 묘비가 더 또렷한 마을. 자식 아홉을 낳아 온 동네를 들썩이게 하던 집도 설날을 요양원 면회실 의자 위에서 맞는다. 설이 그렇게 자리를 옮겼다. 기후와 나이를 감당하지 못해 베어낸 사과나무 자리엔 염소 몇 마리가 드문 풀을 툭툭 뜯는다. 무엇보다 세뱃돈 받아 신이 난 아이 손을 잡고 “여기가 아빠 어릴 적 놀던 곳이야” 말해 주던 목소리가 사라졌다. 한때 든든한 노후라 믿었던 논과 밭. 자식들 이름처럼 마음에 새겨 두었던 땅. 씨를 뿌릴 손은 남아 있기는 한 걸까. 도시로 떠난 아이들은 흙 냄새보다 화면 불빛에 익숙해졌고, 남은 어른들의 허리는 이미 오래전 굽었다. 시댁의 설도 달라졌다. 발 디딜 틈 없이 웃음이 넘치던 상 둘레에 이제는 빈자리가 먼저 눈에 밟힌다. “남자는 부엌에 들지 않는다”던 말은 힘을 잃고, 엄마를 대신해 앞치마를 두른 고1 아들과 작은 서방님들이 조용히 전을 뒤집는다. 나는 문득 명절마다 상을 차리며 속으로 울던 젊은 날을 떠올린다. 그때의 나는 누군가의 며느리였고, 누군가의 기대였으며, 기준에 닿으려 애쓰던 사람이었다. 스물다섯 해 가까이 같은 밥을 먹고 같은 계절을 건넜지만 끝내 서로의 속까지 완전히 열어 보이지는 못한 시부모님과 나. 주름 깊은 손이 전을 하나 더 얹고, 작은 병에 담긴 참기름을 말없이 건넨다. “이거 가져가라.” 그 말 속에는 사과도, 미안함도, 끝내 말하지 못한 사랑도 함께 실려 있다. 차 트렁크에 그 무게를 싣는다. 뚜껑을 닫는 순간 참기름 향이 차 안 가득 번진다. 나는 잠시 눈을 감는다. 그들도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었을 텐데. 명절은 사람이 많아서 오는 날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이 조용히 서로를 놓지 않는 날인지도 모른다. 텅 빈 밭 위로 설날 햇빛이 내려앉는다. 나는 그 빛 아래 서서 생각한다. 이 적막은 우리가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조용한 증거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그 속에서도 누군가는 여전히 전을 부치고 참기름을 건네며 말 대신 사랑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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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8
  • 태몽
    태몽 佶遜 김영기 한여름이 폭염 운전으로 과속하다가 신들의 저기압 검문에 걸려서 부글부글 끓던 폭염이 장대비 폭탄으로 쑥대밭이 되었네 응징 당한 폭염 성정을 죽이나 했더니 이번에는 내란 잔당이 말폭탄을 터트리고 위정자들의 갑질로 여의도가 시끄럽네 어째, 삼복의 존재는 온전할까 무등산 수박은 출사표 준비중이고 하우스 수박은 벌써부터 냉장고에서 바캉스를 즐기고 있네 곰냄새 물씬 풍기던 밤꽃은 초하지절 벌나비 중매로 머리 올리고 아이들 주렁주렁 잉태하더니 뇌우 내리치는 밤이면 태몽을 꾼다네 이 또한 어이하리 여름밤에 쓰르라미 마에스트로도 자신이 지휘하는 풀벌레 합창단 가을밤 소나타 선율에 가을을 해산하는 태몽을 꾸었다네 경기 하남시 거주 현 동광상사 대표 수상 2022년 현대시선 등단 현대 시화전 대상 경기 미술 서예대전 입선 하남 미술서예 대전 입선 한국문학 최우수상 샘문학 본상 특별작품상 한용운 작품상 김시민장군 기념사업회 특별상 현 대전 문예마을 홍보국장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사)샘문그룹 문인협회 자문위원 사)한용운 문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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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3
  • 겨울과 봄 사이에
    겨울과 봄 사이에 목화 목정희 1 겨울 숨 마루 끝에 아직도 걸려 있으나 이월은 빛 한 자락 문턱을 열고 든다 차디찬 공기 속에 먼 들녘 몸을 틀어 보이지 않던 새싹 참아 온 때를 연다 2 얼음의 가장자리 햇살이 먼저 풀려 굳어 있던 하루가 조심스레 움직여 조급하지 말라며 빛이 낮게 속삭여 기다림을 아는 자만 봄을 먼저 품는다 3 겨울과 봄 사이를 숨 고르며 걷는 동안 어둠이 길었으니 빛은 더욱 따뜻해 멈춤이 깊었으니 움직임은 또렷해 작으나 단단한 꽃 마음에 먼저 핀다 단국대 환경원예학과 졸업 연세대 경영대학원 Flower Design과 현대경영 수료. 현) 목정희 꽃예술원 원장 (한국꽃문화협회소속) 목정희 꽃예술중앙회 회장 전) 미래인재교육센터 전문강사, 전) (고용노동부소속) 소상공인 경영학교 전임강사 소상공인 꽃집 창업 컨설턴트 현) 공간장식 화예 연출가 2022년 문예마을 신인문학상 시 부문 수상, 등단 현) 문학 계간지 문예마을 정회원 현)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저서로는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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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0
  • 바람이 지나간 자리
    바람이 지나간 자리 (덕해)임하영 겨울바다에는 말보다 먼저 바람이 도착한다. 세찬 바람은 남아 있던 시간을 밀어내고, 거센 파도는 지워야 할 것들을 대신 말해준다. 수평선에 부딪힌 세월은 하얀 포말로 흩어지고, 오래된 기억은 파도 앞에서 잠시 몸을 낮춘다. 겨울바다는 붙잡지 않는 법으로 지나감을 가르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흔들리는 바다 앞에서 버티는 대신 조용히 흘러간다. 공학박사. 시인 (현)문예마을 대표 대전문학 시부문 신인문학상. 시담문학대상. 신정문학상. UN NGO문학대상. 윤동주 별 문학상. 헤밍웨이 문학상. 대전문협 올해의 작가상. 대한민국 교육공헌 대상 외 다수 <시집> [내 안에 그리운 그대] [가슴에 담은 별] [겨울 이야기] [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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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08
  • 우리는 사랑으로
    우리는 사랑으로 심재영 우리는 갇힌 삶을 원하지 않아 눈송이가 하늘에서 떨어져 녹듯이 언 대지를 녹이는 따순 숨결이 필요해 우리라는 세상 절망의 아픔으로 서로를 가두어 둔다면 눈송이가 결코 새순을 틔우지 못해 대지에 입을 맞추고 입김을 불어 넣듯이 우리는 서로를 보듬어주자 우리는 봄물 올리는 향나무처럼 녹아 흐르는 자유가 되자 사랑이 되자 우리는 우리는 심재영 수사 프로필 성바오로수도회 수사, 시인, 시낭송가, 작사가. 국제문화예술협회 열린문학 시부문 본상 수상 등단.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국내외 출판문화예술 커뮤니케이터로 40년간 공헌. 성바오로수되회 준관구장, 한국천주교남장협의회 상임위원 역임. 현, 성바오로미디어 대표, 한국문인협회, 강북문협 회원, 어울사랑 운영위원, 미예총, 센토와소녀 작가회 자문위원, 꽃뜰힐링시낭송원 연구회장. 성바오로 미디어문화예술 음악감독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비타」 등 150여종 다양한 장르의 기획 음반 출시. 「표준 발음법에 의한 시낭송 교본」 출간. 문예마을작가회, 한하운문학회, 한국가교문학회, 쉴만한물가작가회 시, 시화 다수 문학동인지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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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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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뜻언뜻
    언뜻언뜻 / 송직호 젊은 날 불빛을 쫓아 불나방 되어 열심히 날았는데 넘어지고 일어서며 시간 속 먼지가 되고 언뜻언뜻 그때가 그립다 왜 이렇게 멀리 돌아왔을까 숨이 턱에 차도록 왔는데 돌아보면 후회되는 내 한숨, 누가 들을까 언뜻언뜻 그때가 생각난다 지나간 바람에도 반짝반짝 빛나던 별을 봐도 세월이 우리를 멀리멀리 데려놓아도 그 바람이 언뜻언뜻 생각난다 빛을 좇던 청춘의 잔상… 송직호 「언뜻언뜻」 송직호 시인의 「언뜻언뜻」은 지나간 청춘과 그리움을 절제된 언어로 담아낸 작품이다. 시는 불빛을 좇는 ‘불나방’의 이미지를 통해 치열했던 젊은 날을 상징적으로 그려내며, 그 끝에 남은 회한과 성찰을 드러낸다. “왜 이렇게 멀리 돌아왔을까”라는 물음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질문으로 확장된다. 반복되는 ‘언뜻언뜻’이라는 표현은 사라지지 않고 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속성을 보여주며,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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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10
  • 별빛에 안긴 혼돈의 밤
    별빛에 안긴 혼돈의 밤 송미순 밤은 깊고, 잠은 내게 떠나갔다. 어둠은 부드럽게 내 어깨를 감싸 안고, 숨죽인 귀뚜라미의 노래마저 사라진 새벽 세 시, 내 안에서 거센 바람이 쉬지 않고 춤춘다. 시는 어느새 내 일상의 안개가 되어 피어올랐고, 달빛에 홀린 손가락은 자유롭게 꿈틀대며 내 눈동자는 불꽃처럼 타올라 광기의 심연에서 이야기를 끌어올린다. 나는 이미 미쳐 버린 자 그 안에서 진실과 마주하는 자. 오늘의 무게를 어루만지며 아들의 숨결 서린 작은 서운함과 가족이라는 끝없는 바다 위 외로움도 바람결에 실어 보내리라. 미침 안에서 비로소 나를 마주하고,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잔잔한 빛을 발견한다. 이 밤도 그러하니, 시는 나를 안은 별빛이다. - 작가 노트 - 이 시는 혼돈과 고통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깨달음과 빛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깊은 밤, 불안과 외로움이 교차하는 순간에도 시가 내면을 어루만지고 위로해 주는 존재임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별빛 같은 시의 힘이 혼돈 속에서 길잡이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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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01
  • 카멜리아의 숨결
    카멜리아의 숨결 윤외기 뜬눈으로 밤을 하얗게 지새운 첫새벽, 동트기 전의 푸르스름한 대기가 방 안의 온기를 시샘하듯 창문에 달라붙어 서슬 퍼런 성에를 그려놓았다. 누군가 밤새 유리창 캔버스 위에 정교하게 기하학적인 문양을 조각해 놓은 듯, 성에는 날카롭고도 서러운 빛으로 일렁였다. 나는 이중창을 열려다 말고, 손가락 끝으로 그 차가운 결정체를 살포시 눌러보았다. 체온에 닿아 녹아내리는 성에의 눈물 위로, 문득 기억 저편에 봉인해 두었던 붉은 낙인 하나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것은 영하의 고통 속에서도 홀로 온도를 올리며 그리움을 토해내던 마당 구석의 동백, 산다화(山茶花)였다. 남들은 봄의 화사함을 시샘하며 꽃망울을 틔울 때, 동백은 어찌하여 이 가혹한 계절을 택하여 자신의 생생한 심장을 꺼내 놓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꽃이 온기를 찾아 뿌리 깊은 곳으로 숨어들 때, 홀로 눈보라를 맞으며 붉은 안간힘을 쓰는 그 모습은 차라리 처절한 선언에 가까웠다. 길섶에 머무는 노란 꽃술에는 내가 미처 다 읽어내지 못한, 깊고 깊은 기억들이 눅진하게 엉겨 붙어 있었다. 기억의 실타래를 풀면 그 끝에는 늘 어머니가 서 계셨고, 남도의 바닷가에 겨울이면 칼바람이 문창지를 뚫고 들어오던 그 집 마당에는 커다란 동백나무 한 그루가 파수꾼처럼 서 있었다. 어린 시절의 나에게 동백은 꽃이라기보다 공포에 가까운 놀라움이고, 하얀 눈 위에 툭툭 떨어져 있는 붉은 꽃송이들은 마치 누군가 흘린 선혈처럼 섬뜩했다. 어머니는 그 떨어진 꽃송이들을 정갈하게 모아 장독대 위에 올려두곤 하셨다. "동백은 두 번 핀단다. 나무에서 한 번, 땅 위에서 또 한 번." 어머니의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 리 없던 철부지 아들은 그저 붉은 꽃잎을 짓이기며 놀 뿐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동백은 뼛속까지 아린 생의 뒤안길에서 머뭇거리던 어머니의 젊은 날, 그 슬픈 사랑의 기록이었을지도 모른다. 풍파를 견디며 붉은 눈물을 안으로 삼키던 여인의 일생이 저 꽃의 채도 속에 녹아 있었다. 어머니의 손등은 겨울 동백잎처럼 거칠었고, 찬물에 빨래하고 돌아온 어머니의 손마디가 붉게 부어오를 때면, 마당의 동백도 함께 붉어졌다. 고통을 견디는 것들의 색깔은 왜 이토록 닮아 있는 것인지, 나는 창가에 서서 이제는 곁에 없는 어머니의 굽은 등과, 그 위로 쏟아지던 겨울 햇살을 동백의 빛깔로 치환해 본다. 깊어 가는 겨울밤, 어둠을 하얗게 덧칠하며 내려앉는 눈꽃 송이들은 차갑지만 다정하다. 그 눈송이들이 동백의 붉은 뺨에 닿을 때, 비로소 카멜리아라는 이름의 애타는 사랑은 송골송골 영그는 뭇별들의 이야기 속으로 편입된다. 동백의 학명인 카멜리아를 발음할 때면 혀끝에서 서늘한 금속성의 맛과 함께 달콤한 향기가 동시에 느껴진다. 나는 그 애잔한 풍경에 초대받은 유일한 손님이 되어 가만히 읊조려 본다. 세상 누구보다도 그대를 사랑한다는 고백은 구체적인 대상을 향한 외침이라기보다, 긴 세월을 버텨온 자신의 영혼이 건네는 지독한 위로에 가깝다. 동백의 빨간 심장 속에는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만남의 환희가 있고, 또 하루를 버텨내기 위해 열정을 토해내야만 하는 형벌 같은 고통이 공존한다. 그것은 멈춤 속의 고요함이자,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의 하얀 버선발 위에 소복소복 쌓여가는 절규 없는 헌신이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의 가장 화려한 순간을 아낌없이 던져 상대의 발밑을 채워주는 것임을, 동백은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었다. 해거름이 찾아오면 창가에 맺힌 성에의 눈물 위로 노을이 번지고, 시간의 흐름은 야속하게도 디딤돌 위에 떨어진 꽃잎들을 쓸어간다. 하지만 동백의 낙화는 패배가 아니라, 다른 꽃들이 추하게 시들어 꽃잎을 하나둘 힘없이 떨굴 때, 동백은 송이째 툭 떨어짐으로써 제 사랑의 완결성을 증명한다. 절대 시들지 않겠다는 의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멈추겠다는 결단인 것이다. 낙화의 그 순간 마치 해녀들이 깊은 바다에서 숨을 참다 올라와 내뱉는 숨비소리와 닮았다. 삶의 막다른 골목, 산소 한 모금이 간절한 임계점에서 터져 나오는 그 휘파람 소리, 그것은 죽음의 문턱을 발끝으로 툭 치고 올라온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생명의 확인이다. 동백이 나무를 떠나 지면에 닿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 공기를 가르는 소리 없는 진동 속에서 나는 삶의 가장 고통스러운 지점에서 터져 나오는 숭고한 생명력을 본다. 우리네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누구나 가슴 속에 동백 한 그루씩 품고 살지만, 정작 그 꽃을 피우기 위해 차가운 겨울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이는 드물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고통을 견뎌내야 내뱉는 숨비소리처럼, 우리 삶의 진실 또한 가장 시린 계절의 끝자락에서야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법이다. 나는 이제 그 숨비소리로 당신을 부르고, 뼛속까지 시린 겨울의 뒤안길에서 우리가 마주했던 그 수많은 만남과 이별들을 동백의 붉은 빛으로 치환해 본다. 돌아보면 나의 생도 늘 겨울이었고, 남들이 봄의 화원을 거닐 때 나는 홀로 얼어붙은 땅을 일구며 보이지 않는 꽃눈을 기다려야 했다. 절망이 소리 없이 내려앉아 마음의 창을 가로막을 때, 나를 일으켜 세운 것은 마당 한구석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던 동백의 붉은 화인이었다. 어둠이 깊을수록 동백의 붉음은 더욱 선명해지고, 배경이 어두울수록 빛은 그 본질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내 삶의 시린 계절도 당신이라는 동백 덕분에 따스한 느낌 하나를 얻었고, 당신이 건넨 위로와 헌신은 내 메마른 가지에 수액을 돌게 했고, 마침내 내가 이 차가운 대기 속에 붉은 숨비소리를 내뱉게 했다. 창밖의 어둠이 다시 짙어지고, 내일 새벽이면 창가에는 또다시 성에가 꽃을 피울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나도 두렵지 않았고, 성에 너머 저 어둠 속에서 제 심장을 달궈 올리는 동백의 뜨거운 고동 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동백, 그 붉은 숨비소리로 피는 모습은 이제 내 영혼의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는 낙인으로 남았다. 진 자리에 다시 필 꽃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나는 이 시린 계절을 축복이라 부르기로 했다. 떨어지는 순간조차 아름다운 저 꽃처럼, 나의 삶도 누군가의 디딤돌 위에서 가장 붉은 숨결로 기억되기를 소망해 본다. <프로필> 시인.수필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저서>『너의 이름은 사브라』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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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6
  • “역사의 이면을 걷다… 임유택, 『뒤안의 나무』 출간”
    임유택 시인이 시집 『바람의 고향』 출간 이후 2년 만에 역사수필집 『뒤안의 나무』를 펴냈다. 『뒤안의 나무』는 역사 속에서 크게 조명되지 않았던 사건과 인물의 이면을 조명한 수필집이다. 임 시인은 이 책에서 “역사의 뒤안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감정을 되짚고자 했다”고 밝힌다. 책에는 조선 중엽 기록인 「광해조일기」에 등장하는 광해군의 비답, “경이 한 장의 상소로 마구 몰려오는 적을 막아낼 수 있겠는가”를 인용해 병자호란을 둘러싼 역사적 아쉬움을 짚는다. 또한 「명종임금의 한탄」에서는 외아들 순회세자의 죽음을 계기로, 을사사화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신하들을 지켜내지 못한 군주의 자책을 조명하며 우리 민족의 한(恨)의 정서를 풀어낸다. 이 책은 ‘역사의 뒤안’뿐 아니라 일상에서 발견한 ‘삶의 뒤안’, 기행문 형식의 ‘여행의 뒤안’, 그리고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소소한 뒤안’ 등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임 시인은 머리말에서 출간 직전 원고를 전면 수정한 과정을 밝히며, 독서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을 넘어 힘들고 외로운 순간에 위로와 답을 얻기 위한 행위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작은 위로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책 제목 ‘뒤안의 나무’는 어린 시절 고향 집 뒤꼍에 있던 유실수에 대한 기억과, 역사와 삶의 이면을 의미하는 ‘뒤안’의 중의적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뒤안의 나무』는 역사와 일상을 넘나들며,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시대의 흔적을 차분히 되짚는 수필집이다. 임유택 충남 보령 출생 주택관리사 문예마을 시부문 등단 시집 바람의 고향 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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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2
  • 독야獨夜
    독야獨夜 어디서 휘파람새 울고 새벽어둠 지우는 고양이 소리에 뒷산 소쩍새 따라우니 매군梅君마저 된바람에 몸부림치네 이성두 대구 출생, 대구 거주 현대시선 시 부문 신인문학상 현대문예 수필부문 우수작가상 대구문인협회 회원, 강원경제신문 코벤트가든 문학상 외 네 번째 시집 『바람의 눈빛으로』 동인지: 『캘리그래피 시화집』 『붉은 고백』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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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0
  • 설이 자리를 옮겼다
    설이 자리를 옮겼다 해안 강민주 코로나 이후, 시골의 설은 조용히 숨을 줄였다. 한때 명절이면 마당 가득 들어찼던 차들. 엔진 열기와 함께 반가움이 먼저 피어오르던 골목은 이제 몇 집 앞에서만 성긴 이빨처럼 드문드문 숨을 고른다. 멋지게 지은 벽돌집의 불 꺼진 창문들이 저마다 사연을 닫고 서 있다. 남의 집 며느리 옷차림까지 슬쩍 보며 말 한마디 얹던 어르신들. 그 웃음과 흉은 어느 순간 마을 끝 새로 단장한 무덤 쪽으로 주소를 옮겼다. 이제는 말소리보다 묘비가 더 또렷한 마을. 자식 아홉을 낳아 온 동네를 들썩이게 하던 집도 설날을 요양원 면회실 의자 위에서 맞는다. 설이 그렇게 자리를 옮겼다. 기후와 나이를 감당하지 못해 베어낸 사과나무 자리엔 염소 몇 마리가 드문 풀을 툭툭 뜯는다. 무엇보다 세뱃돈 받아 신이 난 아이 손을 잡고 “여기가 아빠 어릴 적 놀던 곳이야” 말해 주던 목소리가 사라졌다. 한때 든든한 노후라 믿었던 논과 밭. 자식들 이름처럼 마음에 새겨 두었던 땅. 씨를 뿌릴 손은 남아 있기는 한 걸까. 도시로 떠난 아이들은 흙 냄새보다 화면 불빛에 익숙해졌고, 남은 어른들의 허리는 이미 오래전 굽었다. 시댁의 설도 달라졌다. 발 디딜 틈 없이 웃음이 넘치던 상 둘레에 이제는 빈자리가 먼저 눈에 밟힌다. “남자는 부엌에 들지 않는다”던 말은 힘을 잃고, 엄마를 대신해 앞치마를 두른 고1 아들과 작은 서방님들이 조용히 전을 뒤집는다. 나는 문득 명절마다 상을 차리며 속으로 울던 젊은 날을 떠올린다. 그때의 나는 누군가의 며느리였고, 누군가의 기대였으며, 기준에 닿으려 애쓰던 사람이었다. 스물다섯 해 가까이 같은 밥을 먹고 같은 계절을 건넜지만 끝내 서로의 속까지 완전히 열어 보이지는 못한 시부모님과 나. 주름 깊은 손이 전을 하나 더 얹고, 작은 병에 담긴 참기름을 말없이 건넨다. “이거 가져가라.” 그 말 속에는 사과도, 미안함도, 끝내 말하지 못한 사랑도 함께 실려 있다. 차 트렁크에 그 무게를 싣는다. 뚜껑을 닫는 순간 참기름 향이 차 안 가득 번진다. 나는 잠시 눈을 감는다. 그들도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었을 텐데. 명절은 사람이 많아서 오는 날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이 조용히 서로를 놓지 않는 날인지도 모른다. 텅 빈 밭 위로 설날 햇빛이 내려앉는다. 나는 그 빛 아래 서서 생각한다. 이 적막은 우리가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조용한 증거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그 속에서도 누군가는 여전히 전을 부치고 참기름을 건네며 말 대신 사랑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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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8
  • 태몽
    태몽 佶遜 김영기 한여름이 폭염 운전으로 과속하다가 신들의 저기압 검문에 걸려서 부글부글 끓던 폭염이 장대비 폭탄으로 쑥대밭이 되었네 응징 당한 폭염 성정을 죽이나 했더니 이번에는 내란 잔당이 말폭탄을 터트리고 위정자들의 갑질로 여의도가 시끄럽네 어째, 삼복의 존재는 온전할까 무등산 수박은 출사표 준비중이고 하우스 수박은 벌써부터 냉장고에서 바캉스를 즐기고 있네 곰냄새 물씬 풍기던 밤꽃은 초하지절 벌나비 중매로 머리 올리고 아이들 주렁주렁 잉태하더니 뇌우 내리치는 밤이면 태몽을 꾼다네 이 또한 어이하리 여름밤에 쓰르라미 마에스트로도 자신이 지휘하는 풀벌레 합창단 가을밤 소나타 선율에 가을을 해산하는 태몽을 꾸었다네 경기 하남시 거주 현 동광상사 대표 수상 2022년 현대시선 등단 현대 시화전 대상 경기 미술 서예대전 입선 하남 미술서예 대전 입선 한국문학 최우수상 샘문학 본상 특별작품상 한용운 작품상 김시민장군 기념사업회 특별상 현 대전 문예마을 홍보국장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사)샘문그룹 문인협회 자문위원 사)한용운 문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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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3
  • 겨울과 봄 사이에
    겨울과 봄 사이에 목화 목정희 1 겨울 숨 마루 끝에 아직도 걸려 있으나 이월은 빛 한 자락 문턱을 열고 든다 차디찬 공기 속에 먼 들녘 몸을 틀어 보이지 않던 새싹 참아 온 때를 연다 2 얼음의 가장자리 햇살이 먼저 풀려 굳어 있던 하루가 조심스레 움직여 조급하지 말라며 빛이 낮게 속삭여 기다림을 아는 자만 봄을 먼저 품는다 3 겨울과 봄 사이를 숨 고르며 걷는 동안 어둠이 길었으니 빛은 더욱 따뜻해 멈춤이 깊었으니 움직임은 또렷해 작으나 단단한 꽃 마음에 먼저 핀다 단국대 환경원예학과 졸업 연세대 경영대학원 Flower Design과 현대경영 수료. 현) 목정희 꽃예술원 원장 (한국꽃문화협회소속) 목정희 꽃예술중앙회 회장 전) 미래인재교육센터 전문강사, 전) (고용노동부소속) 소상공인 경영학교 전임강사 소상공인 꽃집 창업 컨설턴트 현) 공간장식 화예 연출가 2022년 문예마을 신인문학상 시 부문 수상, 등단 현) 문학 계간지 문예마을 정회원 현)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저서로는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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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0
  • 바람이 지나간 자리
    바람이 지나간 자리 (덕해)임하영 겨울바다에는 말보다 먼저 바람이 도착한다. 세찬 바람은 남아 있던 시간을 밀어내고, 거센 파도는 지워야 할 것들을 대신 말해준다. 수평선에 부딪힌 세월은 하얀 포말로 흩어지고, 오래된 기억은 파도 앞에서 잠시 몸을 낮춘다. 겨울바다는 붙잡지 않는 법으로 지나감을 가르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흔들리는 바다 앞에서 버티는 대신 조용히 흘러간다. 공학박사. 시인 (현)문예마을 대표 대전문학 시부문 신인문학상. 시담문학대상. 신정문학상. UN NGO문학대상. 윤동주 별 문학상. 헤밍웨이 문학상. 대전문협 올해의 작가상. 대한민국 교육공헌 대상 외 다수 <시집> [내 안에 그리운 그대] [가슴에 담은 별] [겨울 이야기] [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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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08
  • 우리는 사랑으로
    우리는 사랑으로 심재영 우리는 갇힌 삶을 원하지 않아 눈송이가 하늘에서 떨어져 녹듯이 언 대지를 녹이는 따순 숨결이 필요해 우리라는 세상 절망의 아픔으로 서로를 가두어 둔다면 눈송이가 결코 새순을 틔우지 못해 대지에 입을 맞추고 입김을 불어 넣듯이 우리는 서로를 보듬어주자 우리는 봄물 올리는 향나무처럼 녹아 흐르는 자유가 되자 사랑이 되자 우리는 우리는 심재영 수사 프로필 성바오로수도회 수사, 시인, 시낭송가, 작사가. 국제문화예술협회 열린문학 시부문 본상 수상 등단.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국내외 출판문화예술 커뮤니케이터로 40년간 공헌. 성바오로수되회 준관구장, 한국천주교남장협의회 상임위원 역임. 현, 성바오로미디어 대표, 한국문인협회, 강북문협 회원, 어울사랑 운영위원, 미예총, 센토와소녀 작가회 자문위원, 꽃뜰힐링시낭송원 연구회장. 성바오로 미디어문화예술 음악감독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비타」 등 150여종 다양한 장르의 기획 음반 출시. 「표준 발음법에 의한 시낭송 교본」 출간. 문예마을작가회, 한하운문학회, 한국가교문학회, 쉴만한물가작가회 시, 시화 다수 문학동인지 출품.
    • 문화
    • 문학
    20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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