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7(금)
 
  • OTT·음원·AI까지 확산된 구독경제…현행 법은 방문판매 기준에 머물러
  • “과도한 규제는 가격 상승 초래”…소비자 보호·산업 균형 논쟁
  • 해지권 보장·월 단위 계약 등 ‘현실형 제도’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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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음원, 전자책, 인공지능(AI) 서비스 등 디지털 구독서비스가 일상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환불·해지 관련 법제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문판매 체계에 머물러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박상혁·박정현·이강일 국회의원과 컨슈머워치, 한국문화경제학회는 3월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 플랫폼 시대 합리적 소비자보호 방안」 정책세미나를 공동 개최하고, 변화된 소비 환경에 맞는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디지털 구독서비스가 기존 상품 거래와 달리 ‘접근권’ 중심 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문제로 지적됐다.

 

발제를 맡은 김명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법제는 디지털 서비스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입 단계 총액 가격표시 의무 강화 ▲이용 중 약관 변경 시 사전 고지 및 동의 ▲해지 과정에서의 ‘다크패턴’ 근절을 주요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전자상거래법에 디지털 구독서비스 정의를 명확히 포함하고, 온라인 인터페이스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광용 한국지역경제학회 이사는 보다 구조적인 문제를 짚었다. 그는 “OTT 등 구독서비스는 월정액으로 콘텐츠 전체에 접근하는 구조”라며 “일할 환불을 전면 의무화할 경우 구독료 인상과 콘텐츠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월 단위 계약 명확화 ▲해지권 상시 보장 ▲간편한 해지 절차 ▲사업자 귀책 시 조건부 환불 ▲이용 이력 기반 정산 허용 등을 핵심 대안으로 제시했다.

 

토론에서도 ‘균형’의 중요성이 반복적으로 강조됐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과도한 사전 규제는 오히려 구독료 인상이라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에는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국내 기업 역차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책임연구원 역시 “소비자 불만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불 강제화는 구독경제 모델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승훈 안양대 교수는 “게임과 OTT는 구조가 다른 만큼 업종별 맞춤형 규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소비자 권익 보호 필요성도 강조됐다. 김시범 한국문화경제학회 회장은 “구독경제 확산 속도에 비해 제도는 뒤처져 있다”며 “소비자 보호와 시장 혁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균형적 환불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양동훈 공정거래위원회 과장은 “소비자 편익과 산업 성장, 국외 사업자와의 형평성, 디지털 취약계층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현 의원은 “국민 10명 중 8명이 OTT를 이용하는 시대에 현행 제도가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소비자 권리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 고려한 제도적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디지털 구독서비스가 이미 생활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소비자 보호와 산업 혁신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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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구독시대, 환불·해지 제도는 ‘과거형’…법제 정비 요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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